(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대한민국 수도권에 처음으로 수소생산기지가 생겼다. 지난 7월 27일 경기도 평택시에서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앞장 선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을 만났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1993년 설립돼 국내 천연가스 설비에 대한 책임 정비와 안전관리를 기초로 LNG 저장탱크 설계 등 기술 사업과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1985년 한국가스공사에 입사한 조용돈 사장은 오랜기간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내공을 다져 지난해 5월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됐다. 조 사장이 공사를 이끈 지 1년이 넘은 시점,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반갑습니다.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어떤 기업인지 궁금합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설비 정비 전문회사로서 전국 5개 생산기지와 5,027Km의 주배관망 등 천연가스 공급설비에 대한 완벽한 유지보수와 안전관리를 통해 국민에너지인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도시가스는 전부 수입을 해와야 하는데, 이러한 천연가스는 액체 상태로 LNG선을 통해 수입되어 전국 5개 생산기지에 비축되고, 기화 처리를 통해 5,027km의 주배관망으로 전국 도시가스사와 발전사 등에 공급됩니다.
모회사인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개발, 수송 및 수출입하는 역할과 함께 해외에서 도입한 천연가스를 국내에 공급하기 위한 생산기지 및 배관망을 건설·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가스기술공사는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 위치한 5개 천연가스 생산기지나 전국 5,027km에 달하는 천연가스 공급망에 대해 정비와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액화 상태로 들여오는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등 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으로 취임하신 지 1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월에는 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이 시행됐으며, 『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4월 2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7월에는 『한국판 뉴딜2.0 계획』이 발표되었으며, 11월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대한민국의 2030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상향 발표됐습니다. 산업 전반에 있어서 탈탄소화와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제게 있어서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에너지 전환에 발맞춰 가스기술공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형태로 바꿔 가는 실질적 노력을 기울였던 것과 이를 통해 지난해 가스기술 공사의 역대 최대매출을 달성하고, 친환경에너지 미래성장사업 최대 수주 및 매출실적을 달성하는 우수한 성과를 창출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취임 후 제일 먼저 저탄소·친환경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및 탄소 자원화 사업(CCUS)’을 정관 내 목적 사업으로 추가했습니다. 또, 환경(E), 사회(S), 올바른 지배구조(G)를 위한 ESG경영전략을 발 빠르게 수립했으며, ESG경영 원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등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토대를 갖췄습니다.
천연가스분야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AI, 빅데이터, 드론활용 등 4차산업기술 기반 과학화 및 고장 전 예방적 조치 노력을 통해 국가기간시설인 천연가스설비에 대해서 역대 최저 고장률을 달성했으며, 천연가스 주배관망에 대해서는 전국단위 네트워크를 활용한 재난 대응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천연가스 공급에 있어서 일체의 계통 장애나 중단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하여 국민 여러분이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친환경에너지 엔지니어링, 플랜트, 수소사업으로 대표되는 미래성장사업에 있어서도 구체적 성과를 끌어냈습니다. 지난해 공사는 국내 가스플랜트분야에서 전략적 영업을 통해 민간 LNG 사업 설계분야 전량을 수주했으며, 설계검증·건설사업관리·PMC사업 등 고부가가치사업으로의 다각화와 정부 그린뉴딜 분야에 LNG냉열사업 및 수소인프라 사업 부분을 확대하여 사상 최대 수주실적과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Q. 임기 중 잘한 점과 좀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임기가 시작된 지 1년 남짓 지났을 뿐이라 잘한 점을 꼽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에너지 전환에 발맞춰 가스기술공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LNG 설비 설 계 및 정비 일변도에서 수소와 CCUS 등으로 다양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외부기관과의 견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지금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은 기후 위기에 대해 높아지는 인식과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배출 최소화 목표, 러-우 사태를 통해 불거진 에너지 안보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역량을 보강하고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제가 집중해야 할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강점을 가지고 다양한 변주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현재 천연가스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극저온 액화수소 (-253℃)나 초고압 수소 충전 인프라(충전압력 700bar) 구축을 책임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은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유일할 것입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 발전과 탄소중립의 거대한 목표를 위해 정부와 민간을 잇는 단단한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해내는 것을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Q.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친환경에너지와 수소분야 성과는 어떻게 되나요?
대한민국의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 있어 수소경제가 차지하는 역할은 그 무엇보다 클 것입니다. 수소 그 자체가 무탄소 전원이며, 향후 크게 늘어날 재생에너지의 저장 수단이기 때문 입니다. 현재 초기 수준에 있는 대한민국의 수소경제가 더 활성화되고 속도감 있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소 산업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수소생산·공급 인프라 구축 수준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가스기술공사는 초기 수소경제가 안착하고 향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수소 생산기지, 승용 및 상용차 충전소, 수소시범도시 구축, 수소전주기센터 운영, 액화수소 관련 사업, 해외 수소사업 진출 등 초기 인프라 구축에 있어 독보적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스기술공사는 2019년부터 수소충전소 구축 업무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총 16개소(상용 2, 승용 14)를 구축 완료했으며, 2022년 8월 현재 31개소(상용 18, 승용 13)에 대해서는 구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가 117개소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 가스기술공사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사는 향후 2025년까지 100개소에 달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평택항 수소교통 복합기지 구축’을 통해 대용량 수소충전소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수소충전소 구축을 넘어 수소차 연계 운송, 환승 등 수소 친화형 교통체계 구축을 통해 수소 인프라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미래형 친환경에너지 교통체계를 만들어 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수소공급 인프라뿐만 아니라, 생산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평택, 부산, 완주, 강원의 수소생산기지 4개소 중 평택 수소생산기지를 이미 지난 7월 준공했으며, 나머지 3개소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준공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준공된 평택 수소생산기지의 경우 일일 약 7t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경기도 남부권역 내 최대 수소생산공급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추진하는 수소생산기지의 경우는 대관령 풍력을 이용하여 수전해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수소 생산시설입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반의 그린 수소는 결국 수소경제의 최종 지향점이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재생에너지 수급 여건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가스기술공사는 미래 수소경제의 분야의 선도적 포지션을 위해 강원도, 한화와 함께 민관공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 분야에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공사는 지난 2월 수소제품의 안전성과 성능을 향상하고 수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튼튼한 수소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야심 찬 목표로 『수소 산업 전주기제품 안전성 지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수소제품의 글로벌 표준화와 ▲수소 전주기 제품 국산화 및 품질향상 기술혁신, 그리고 ▲수소 전주기 제품 밸류체인 구성을 통한 수소 생태계 육성을 3대 핵심가치로 하는 전주기센터는 정부와 대전광역시로부터 구축비와 운영비를 각각 285억원, 150억원 지원받아 출범했습니다.
공사는 센터 운영을 통해 다양한 수소 부품과 제품의 성능·내구성을 시험·평가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상용화까지 수소기업의 제품과 부품 개발,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지원할 예정으로 정부 및 산업계에서는 수소전주기 센터의 시험·평가·지원 원스톱 시스템을 통해 수소 관련 원천기술 확보가 용이해지고 수소 산업 생태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수소 에너지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소, 과연 안전한가요?
수소 그 자체는 굉장히 안전한 물질입니다. 우리가 늘 호흡하는 대기 속에도, 우리가 늘 마시고 있는 물 속에도 수소는 늘 존재하고 있습니다. 수소 자체가 위험한 건 전혀 없는데 이중 수소, 삼중 수소 등 수소가 중첩된 부분으로 인해 거기서 핵융합이나 핵분열이 이뤄지는 것이지 수소 그 자체는 굉장히 안전한 상태의 물질입니다.
수소를 주유소와 원자력에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일반 시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기체 수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압으로 압축해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아마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수소를 보관하는 용기 기술이나 안전 설비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액화수소를 많이 공급할 예정인데, 수소를 액화하게 되면 더욱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압력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해소되는 겁니다. 그래서 유럽이나 일본 등 대다수 나라에서는 주민이 밀집한 아파트 부근에서도 액화수소 충전소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주유소도 물론 폭발 사고가 가끔 일어나는데 사실 주유소는 상용화가 많이 되어 있어 사람들의 거부감이나 불안감이 많이 떨어진 면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Q. 친환경에너지와 수소산업에 대한 비전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의 에너지 패러다임은 ‘탈탄소’와 ‘친환경’입니다. 저는 천연가스와 수소가 인류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이긴 하지만 열효율과 탄소배출 측면에 서 큰 강점이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긴 여정에서 발전과 수송분야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수소의 경우에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줄 완벽한 보완재로 서, 에너지 안보와 자립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분야에서 스마트기반 정비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소를 비롯한 그린에너지 분야의 미래성장동 력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스마트기반 정비경쟁력 제고
국내 최초로 LNG가 도입된 것이 1986년으로 지금으로부터 36년쯤 되어 설비들이 상당히 노후화됐습니다. 공사는 빅데이터, AI, 드론, 센싱기술 등 4차산업기술을 활용한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설비 유지보수 사업에 스마트화를 통해 장기 노후 운영설비의 수명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설비를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있으며, 현장에 적용하여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습니다.
공사는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가스플랜트 정비기술 및 안전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외 증가하는 LNG 플랜트 정비시장에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역할과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엔지니어링 분야에 있어서는 국내외 중소형 규모의 LNG 터미널 설계사업을 지속 수행하며, 대용량 공급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 표준 설계기술의 기본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대용량 암모니아 생산기지 기본설계기술을 개발하여 국내외 그린에너지 신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린에너지 분야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 가격의 인하가 필수적인데,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운송에 있어서 경제성과 안전성이 우월합니다. 우선 고압의 기체로 저장되는 수소가 대기 압에서 액체로 저장됨에 따라 폭발 위험성이 줄어들어 안전성이 확보되고 국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며, 부피가 불과 1/800로 줄어들기 때문에 충전소 부지선택이 수월해지고 운반비용이 1/10 수준으로 저렴해지는 등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사는 이러한 액화수소 분야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인프라 PMC 및 기술자문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연간 3만 톤 규모의 수도권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을 실현할 것입니다. 또한, 강원도 액화수소 규제자유 특구 실증사업을 통해 액화수소 이송펌프 BOG 최소화를 포함한 공정개발과 액화수소충전소 안정성·경제성 실증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추진하는 수소생산기지와 같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도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Q. 한국가스기술공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공사의 궁극적 목표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기술 솔루션 제공으로 탄소중립사회 실현에 기여하고, 탄소중립사회를 선도하는 에너지기술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에너지산업에 있어서 전 세계적인 불가역적 메가 트렌드는 ‘탄소중립’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화석연료 기반의 모든 산업시설이 친환경에너지 기반의 산업시설로 개선되어야 하며, 새로운 에너지 설비 공급 수요도 일정 시점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 시기에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부재한다면 산업 내 다양한 니즈가 충족되지 못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소외되고 결국 약화돼 국가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공사는 기존에 축적한 역량과 더불어 현재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확보한 민간 협력업체 및 파트너사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플랫폼사로서 거듭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설비 공급 외에도 기존설비 개선 등 다양한 정부·지자체, 민간의 고객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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