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그리운 이 그리워

2019.04.08 06:00:00

시인 오세영, 낭송가 박경애

 

그리운 이 그리워_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 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 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 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 보는 완행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

 

 

[시인] 오 세 영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65년 ~1968년 《현대문학》에 작품이 추천되어 등단

시집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모순의 흙』 『무명연시』 『불타는 물』

『사랑의 저쪽』 『신의 하늘에도 어둠은 있다』 『꽃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어리석은 헤겔』 『벼랑의 꿈』 『적멸의 불빛』 『시간의 쪽배』

평론집 『한국낭만주의 시 연구』 『20세기 한국시 연구』 『한국현대시의 해방』

『상상력과 논리』 『문학연구방법론』

산문집 『꽃잎우표』와 시론집 『시의 길 시인의 길』 등

한국시인협회상(1983), 녹원문학상(평론부문, 1984), 소월시문학상(1986),

정지용문학상(1992), 편운문학상(평론부문, 1992), 공초문학상(1999), 만해시문학상(2000) 수상

 

[시감상] 양 현 근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앞 뒷산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이며

이름 모를 산새들마저 사랑을 노래하느라 부산하다.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봄날,

하물며, 보고싶은 이 보고 싶고

그리운 이 더 많이 그립지 않겠는가

과거로 떠나는 기차표를 끊을 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옛사랑과도 만날 수 있을까

꿈길 따라 흐르는 봄날의 완행열차가

동백꽃잎을 뿌리며 어디론가 떠나간다.

 

[낭송가] 박 경 애

광주빛고을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전국시조낭송대회 대상
방송대 스터디 시낭송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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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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