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점점 심화하는 고령화·저출산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사회연금·보험에 대해 광폭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중장기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저성장 속 급증하는 복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려면 국민부담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출을 명목 성장률 수준으로 억제하는 가운데 의무지출이 발생할 경우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도입할 계획이다.
재정준칙은 수입·지출·재정수지·국가채무 등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4대 연금 및 4대 보험 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발표를 통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45%로 올리기 위해 보험료율을 9→12%로 상향하는 안과 소득대체율을 40%→50%로 강화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13%까지 높이는 안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보장 정도가 높아지려면 보험료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 추세가 유지되는 경우 국민연금 기금이 2041년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진단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40년에 적자 전환, 2054년 기금 고갈을 전망한 바 있다.
정부는 국회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안 도출에 착수하고, 기금운용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군인연금도 과거 사례를 고려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건강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 보험료율의 적정 인상, 의료인의 이름만 빌려 설립한 불법 사무장 병원을 근절해 재정 누수를 막는다. 지출 효율화를 위해 시설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나왔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는 국민부담률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이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민부담률이란 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의 비중을 말한다.
2018년 기준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34.3%)보다 7.6%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전망치는 0.6%포인트 증가한 27.3%로 예측된다.
국민부담률을 끌어올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증세지만, 정부는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부담률은 보험료율 등이 오르거나, 경제 회복을 통해 세금이 많이 걷히면서 자연스럽게 오를 수도 있다.
다만, 지난달 조세재정연구원 ‘소득세 수입 변동요인 분석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세 영역은 자연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고강도 지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정비를 통해 헛되이 쓰는 돈을 줄이고, 유사·중복사업, 저성과나 집행부진 사업을 중심으로 재량지출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재정사업 평가를 통해 우선순위에 맞춰 자원을 배분하고, 관행적으로 유지돼온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탈법적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역외탈세에 대한 과세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지원도 추진한다.
기술발전 및 신산업 육성, 교육과정의 혁신, 평생교육 및 직업훈련 고도화 등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 역동성을 확보한다.
성·연령·계층별 경제활동 참가를 늘려 출산율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세입 여건이 개선되어 재정 건전성이 강화되고, 재정정책 여력이 커지는 등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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