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감사원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오차를 낸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1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달 초 기재부의 세입 시스템 전반에 대한 특정 감사에 나섰다.
기재부 세제실은 2021년 예산안을 국회 제출하면서 2021년도 국세수입 규모를 282조7000억원로 잡았다. 하지만 실제 2021년도 세금은 344조1000억원을 거뒀다.
세수 오차는 무려 61조4000억원. 본예산 대비 세수 오차율은 21.7%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회와 정부는 기재부 세제실이 추계하는 수입 규모에 따라 예산안을 짠다. 이는 해외 주요국들도 마찬가지다. 1년 반 정도 전에 추계하는 업무라서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오차율이 5%를 넘어가지 않도록 조정한다.
하지만 오차율 21.7%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2020년 말 주요 글로벌 컨센서스들은 2021년 경기에 대해 코로나 19 경제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기재부 세제실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경기 수축이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정부에서는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예산이 절실했었지만, 기재부 세제실에서 적게 짜준 국세수입에 맞춰 지출을 짤 수 밖에 없었고, 이후 분기별 세수가 기재부 세제실 예상을 뛰어넘어 조 단위로 더 걷히자 추경을 해야 했다.
그 때마다 여당은 야당과 언론의 재정안정성 비판에 휘말리면서 소모적 정국이 이어졌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서민 지원을 위한 마중물이 부족하다며 적극 재정을 요구한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기재부 세제실은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모험적인 추계보다는 보수적인 추계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오차금액 61조, 오차율 21.7%이 나온 것은 추계기능의 근본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오차였다.
기재부 세제실 실무진들도 결과에 당혹스러워 했다. 기존 모형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세수추계 모형이 평시에는 괜찮은, 그러나 급변동기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형태라는 것이며 이를 간과한 기재부 지휘부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기재부 세제실은 2018년 거액의 세수오차 문제로 한 차례 개선을 거쳤다. 2021년 7월 2차 추경을 하면서 한번 더 수정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2021년 7월 기재부 세제실이 추정한 세수오차액은 30조원에 불과했고, 실제 세수오차액(61조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윤호중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초과세수액이 7월 정부가 예상했던 31조원보다 훨씬 많은 5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할 그런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세수오차 60조원이란 예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설마 기재부 세제실이 세수오차율을 20%나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판 측에서조차 세수오차율 20%는 믿기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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