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사상 최악의 60조 세수추계 오류를 낸 기획재정부 세제실의 수장이 금융 파트 인사로 전격 교체됐다.
신임 세제실장을 맡은 윤태식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국제금융과장, 외화자금과장, 기재부 통상정책과장, 국제기구과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기재부 대변인(김동연 전 부총리 ~ 홍남기 현 부총리)을 거쳐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정책조정국장 등 요직을 맡았으며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코노미스트와 대통령 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치며 국제경제통으로 활동해 왔다.
기재부 복귀 후에는 국제경제관리관을 맡아 활동했다.
세제실의 수장인 세제실장에 국제금융 파트 인사를 보낸 것은 더 이상 세제실을 믿어주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2017년, 2018년 기록적 세수오차를 낸 후 청와대의 질책을 받고 세수추계 모형을 재설계하는 등 보완을 거쳤다.
정부 예산은 세제실 세수추계를 바탕으로 짜기에 과도한 세수추계 오차는 정부로 하여금 경기대응성을 크게 위축시키거나 재정수지 악화를 낳을 수 있다.
기재부의 세수추계 오차로 코로나 19 시기 사실상 긴축정책인 예산편성이 계속됐는데 추경을 할 때마다 국회에서는 여야간 진통이 발생해야 했다. 여론에서는 재정안정성을 명분으로 더욱 긴축적 예산을 짜게 요구했고 기재부도 이를 거들었다.
코로나 19가 본격화된 2019년, 2020년에는 세수오차가 크게 줄었고, 세제실 토박이까지는 아니지만 단단한 성품의 김태주 국장을 세제실장에 임명했다.
그러나 코로나 정상화 예산이 절실했던, 또 대선을 1년 앞둔 2021년 60조원 이상의 초유의 세수오차가 발생하면서 현 정부 집권때부터 현재까지 곪았던 골이 터지게 됐다.
정부는 기재부 세제실 재산소비세정책관에 신중범 국장을 임명했다. 신중범 신임 재산소비세정책관 역시 외화자금과장, 주요 20개국(G20) 기획조정단 거시총괄과장, 거시협력과장 등을 거친 국제금융 라인 인물이다. 최근에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지원단 부단장을 맡았다.
재산소비세정책관은 부동산 세제, 부동산투기지역 지정, 환경에너지 세제 등을 담당하는 자리다. 최고 관리자인 세제실장의 교체와 더불어 부동산과 환경에너지세제 책임자를 동시에 국제 금융라인으로 바꿨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비록 차기 정권 수립까지 3개월 남짓이지만, 도려낼 것은 도려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주 기재부 세제실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금철 재산소비세정책관은 공석이었던 행정국방예산심의관에 임명됐다. 기재부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에 한경호 재정관리국장, 재정관리국장에는 강완구 사회예산심의관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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