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 논평] 세무사고시회, "납세자에게 과도한 부담 주는 세무조사는 지양해야"

2023.08.04 18:39:46

한국세무사고시회( 이하 세무사고시회)는 정부가 지난 7월 27일자로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조세전문가단체로서 논평을 내놨다.

 

세무사고시회 이석정 회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때 불합리한 세제의 개선 및 청년의 애로사항을 고려하여 세법을 개선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세수 결손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납세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세무조사 등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출예산을 합리적으로 세워 합리적인 재정운영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조세원칙에 맞게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2023 세법개정안에 대한 한국세무사고시회 논평 전문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27일에 2023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경제활력·민생 안정 및 구조적 위기 극복 역량 강화를 위한 세제개편'이라는 비전과 함께 수출·투자·고용 지원, 서민·중산층 세부담경감 및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출산·양육, 지역 균형발전 지원, 납세자 친화적 환경 조성 및 세입기반 확충 등 납세편의 및 형평 제고 등의 기본방향을 세웠다.

 

최근 우리 경제는 미국발 금리인상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에 따른 물가인상 및 경기 둔화, 북한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청년층 및 건전한 일자리가 감소하며 소비가 위축되는 등 전반적인 불황 속 경기침체의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전반적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어려운 세법을 보다 쉽게 하려는 노력과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의 애로사항을 고려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세법을 개선하려는 취지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상반기 40조에 가까운 세수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칫 납세자에게 지나친 세무조사로 이어질 가능성과 물가상승기에 각종 공제한도 등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으로 세금부담이 늘 수 있는 점 등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감세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세출 관리도 철저히 하여 합리적인 재정 운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부동산 양도소득세 알기 쉽게 새로쓰기

정부는 일반 국민도 부동산 양도세 개요를 이해하고, 조세전문가는 법령을 쉽고 명확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양도세제를 정비하는 것을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양도소득세 분야는 전문가인 세무사도 명확하지 않은 조문과 해석들로 인해 상담시 부담을 느꼈던 분야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납세자 권익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므로 이번 기회에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납세자들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가업승계에 따른 세부담 완화

정부는 원활한 가업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승계 증여세 저율과세(10%) 구간을 상향(60->300억원)하고 연부연납 기간을 5년에서 20년으로 대폭 확대하며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후 사후관리기간(5년) 동안 업종 변경 허용범위를 중분류에서 대분류 내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가업상속공제 의 성격상 단순 세제지원이 아닌 사회적으로 기업을 유지하고 그에 따른 고용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함이 근본적 가치임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 상향

정부는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를 연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하되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지배주주(특수관계인 포함)는 비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가 없었던 과거에는 대표이사 등 기업과 특수관계인의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었고 이후 연간 한도를 두는 것으로 개정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이번 개정안에서 특수관계자를 비과세 배제하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다만,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기술력 가치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므로 기본적으로는 비과세 한도를 더 확대하여 직무발명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필요가 있겠다.

 

전통시장 및 문화비 사용분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한시 상향

정부는 전통시장 및 문화비 지출에 대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율을 10%p (전통시장 40->50%, 문화비 30->40%)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29일에 발표한 내수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써 현재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하여 15~40%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문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가 너무 복잡하여 계산하기 어렵고 총한도가 존재하여 실질적으로 많은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내수 확대를 위해서라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단순화 및 확대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한도를 늘리는 등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겠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정부는 3천만원을 초과하는 고액기부금에 대해 1년간 세액공제율을 30%에서 40%로 확대하고 기부금 인정대상 자원봉사용역 범위를 확대하고 가액도 1일 5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빈부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현 시점에 우리나라에서 기부를 활성화하여 소외된 곳을 도와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과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여 기부금이 많이 줄어든 부작용을 반면교사 삼아 기부금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개정안은 바람직하다. 다만, 이번 기회에 세액공제 방식에서 소득공제방식으로 변경하여 기부금 모금이 예전처럼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선되기를 희망해 본다.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 신설 등 결혼·출산·양육 지원

정부는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1억원을 추가공제해주고 자녀장려금 대상 및 지급액을 확대하며 출산 및 양육수당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결혼 및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써 환영한다. 현실적으로 혼인 시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고 이를 신고하지 않아 잠재적 탈세를 하는 사례가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현실에 맞게 양성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증여재산 공제를 신설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하겠으나, 대출 등으로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는 부모의 경우 별도의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항목를 도입하여 특정 부유층만이 혜택을 받는 제도가 되지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혼인이 곧 출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혼인 이후 출산까지 고려한 제도가 도입되길 기대한다. 이번 혼인에 다른 증여재산공제 신설과 별개로 일반적인 증여재산공제의 경우도 현재의 경제상황에 맞게 증액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아 추후 정책수립 시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생각된다.

 

세법상 주택 개념 정비

정부는 세법상 주택 개념에 주택의 구조상 특성을 반영하여 구체화하고 건축물을 주택으로 용도변경한 경우 1세대1주택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기간 요건을 용도변경일부터 기산하는 것으로 하여 과거 해석에 의하던 부분을 명문으로 법제화 하고, 전통적 논란대상이였던 세법상 주택의 개념도 명확히 하고자 했다. 다만, 구체적 내용에서 출입구, 취사시설, 욕실이 각 세대별로 별도설치된 구조를 갖출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바, 다중주택의 경우 불법용도변경을 거치지 않고 본래의 구조일 경우 세법상 주택의 요건에 맞지 않게 되는 문제가 있을것으로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공부상 주택이 아닐 경우에 한하여 개정된 주택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수 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업종 확대

정부는 여행사업, 앰뷸런스서비스업, 수영장운영업 등 소득파악 기반확충을 위해 13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추가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일 경우 거래 건당 10만원 이상 현금거래 시 소비자가 현금영수증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고 인적사항을 모르더라도 국세청 지정번호인 010-000-1234로 거래일로부터 5일내에 발급해야 하는 의무로서 이를 위반시 2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현재 많은 소비자 상대업종이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이고 이를 모르고 거래 후 많은 가산세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을 소비자업종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반시 1차 경고 후 그다음부터 가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선량한 기업이 착오에 따른 불필요한 가산세를 부담하는 것을 줄이고 기업에 자진 시정기회를 주는 형식으로 개선해볼 것을 제안한다.

 

양도소득세 감면 종합한도 합리화

정부는 불필요한 토지 또는 토지지분의 일부를 양도하면서 양도일부터 2년이 되는 날이 속한 과세기간 종료일까지 나머지 토지를 동일인 또는 그 배우자에게 양도할 경우 1 과세기간 내에 양도한 것으로 간주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최근 연간 감면한도를 분산하여 양도한 경우 조세회피행위로 보아 과세하는 사례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다만, 의도적으로 지분 일부를 양도하는 경우와 여러필지 중 일부를 나누어 양도하는 경우는 구분해야 할 것이다. 실무적으로 토지보상에 있어 사업시행자가 납세자들에게 여러필지를 나누어 양도하는 방식을 소개할 정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납세자의 절세행위를 탈세로 치부하여 과세하는 것은 진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만에 하나 실제로 조세회피행위가 아님에도 법률에 의해 조세회피행위로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으므로, 현행처럼 실질과세 원칙에 근거하여 사례별로 실질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사료된다.

 

평가방법 차이에 대한 가산세 적용제외

정부는 증여재산의 평가방법 차이에 따라 과세(부담부증여시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이 과세신고되는 경우 포함)되는 경우, 가산세를 적용하지 않는 안을 발표하였다. 현재 매매사례가액 등의 경우 납세자가 성실히 신고함에도 불구 1순위 가액을 물리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존재하고 평가 규정이 신고당시 납세자의 상황과 무관하게 사후적 요인에 의할 경우도 있음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개정안이라 평가된다. 다만, 가업상속 증여세 과세특례의 경우 가업상속공제와 달리 국세기본법상 열거된 가산세 감면대상으로 열거된 바 없어 사업무관자산가액 비율 등에 의하여 과세되는 경우, 여전히 가산세가 부과되는 실정이므로 이 부분도 가산세 적용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금년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는 5년간 4,719억원 감소

2023년 상반기에 세수부족이 40조에 달하는 현실 상황에서 이번 세법개정 안을 통해 4,719억원이 감소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실무에서 세금을 산정하고 신고하는 세무사로서 정부의 세수 감소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국세청에서는 세무조사 건수를 줄인다고 하나 세수부족은 납세자에게 세무조사 빈도 증가 등 다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근로자에게 과다하게 세금을 걷는 방식보다는 모든 국민이 투명하고 공평한 납세의무를 지도록 하는 것을 기초로 세입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지급명세서 제출방식을 일원화 및 부가가치세 신고기한 연장

최근 4대보험관련 적시 자료제공을 그 취지로 중복된 내용의 신고업무가 많아 기업의 업무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건비를 지급 후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를 작성하고 다시 간이지급명세서를 작성한 후 동일 업무인 지급명세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정부의 손쉬운 소득자 세원확보를 위해 기업체는 이중삼중 많은 희생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급명세서와 간이지급명세서는 근본적으로 그 내용이 동일함에도 이를 각각 제출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부가가치세 신고의 경우에도 분기의 다음달 11일까지 전자세금계산서를 전송한 후 25일까지 부가가치세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 취합 및 신고 기한까지 불과 10일 정도밖에 실질 여유가 없어 기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부가가치세 신고업무를 대리하는 세무사의 경우도 실질적으로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아 야근 또는 직원을 충원해야 하는 비효율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정부 또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원천징수 이행상황신고서 서식을 개정 및 원천징수 이행상황신고서 및 지급명세서를 일괄적으로 세무서에 제출되는 시스템으로 서식을 개선하고 부가가치세 신고기한을 25일에서 말일로 변경하여 납세협력 및 기한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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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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