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변액보험은 죄가 없다

2020.07.30 06:00:00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변액보험 수익률 문제로 바람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년 넘게 보험료를 납부해도 원금조차 건지지 못한다는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생명보험업계는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의 변액보험 수익률 산정 방식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금소연이 변액보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간다고 주장한데 이어 상당수가 10년 후 해약 때 환급금을 받아도 원금을 못 건진다며 연이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생명보험협회는 금소연의 수익률 산정 및 공개가 보험업법을 위반했다며 금융위원회에 행정조치를 건의했다. 금소연도 생보협회가 제대로 된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확한 수익률 산정 방식을 놓고 이견이 있다고는 하나 결국 보험사 스스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 존재한다.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생보업계의 주장을 따르더라도 극히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추가로 지급하는 변액보험이 표면적으로는 투자 상품의 모습을 띄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보험상품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변액보험료를 납부한 순간 고객이 보험료를 완납 했을것을 가정한 사업비를 초기에 집행한다. 10년간 납부할 보험료 대비 집행되는 사업비는 일종의 선지급 수수료와 같다. 변액보험 원금 달성에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자신이 내는 ‘보험료 원금’이 ‘원금’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적다. 그만큼 변액보험은 보험료만 받아가나 수익률은 엉망인 ‘엉터리 투자상품’으로 매도 당하기 일쑤다.

 

사실 이는 변액보험 가입 10년여 차를 맞이하는 고객들이 새로운 상품의 운용을 위한 ‘마루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변액보험을 출시한 보험사들은 고객을 모집하는데는 앞다퉈 나섰으나 정작 최적의 수익률을 내는 방식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변액보험이라는 상품이 이처럼 비난받을 점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 상품이 합법적으로 판매되는데는 이유가 있다.

 

소비자가 변액보험에 가지는 불만은 기본적으로 변액보험을 펀드투자 등의 투자상품과 동일선상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액보험은 어디까지나 ‘보험’ 기능이 우선된 이후 투자 수익을 내 이를 지급, 만기까지 보장혜택을 유지하는 것이 메인인 상품이다.

 

보험 보장의 유지를 위해 보험사는 사업비 차감이 불가피하다. 태생부터 수익률 달성을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대신, 보험 보장 혜택이 있으며 저금리가 장기화 된 상황에선 금리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보험사 역시 장기 국고채 투자라는 천편일률 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투자, 인공지능(AI)를 이용한 투자 등 수익률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다. 초창기 가입자와 대조적으로 현재의 변액보험 가입자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의 의지가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변액보험의 상품 취지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 보험사 역시 보험 보장이 메인인 상품을 투자가 메인인 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일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죄가 있는 보험 상품은 없다고 했다. 비오는 뒤에 땅이 굳는다고도 했다.. 민원의 온상지로 전락한 변액보험이 업계의 노력을 통해 스스로의 입지를 다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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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석 기자 welcome@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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