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현균 애널리스트) 최근 제주도가 도내 한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와 유사한 구조로 편법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에는 해당 골프장의 유사회원권에 대한 유권 해석을 질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홍이 일고 있는데, 이미 경기도에서도 9곳의 골프장에 대한 위반사항을 명시하고 일부 제재(制裁)를 가한 것으로도 확인이 됐다.
문제로 떠오른 사례는 주로 대중제 골프장에서 판매한 주식과 채권형 상품, 그리고 선불카드 형태의 종류이다. 물론, 일반 주식회사가 주식과 채권, 그리고 차감형의 선불카드를 발행한 다는 자체가 불법은 아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회원권이 가진 주요 특성인 ‘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우선권’을 부여 한다면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
즉, 부킹우선권을 주는 형태를 띠면 회원모집을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통설이다. 우리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약칭:체육시설법 시행령) 제7조에는 체육시설업의 세부 종류를 기술하고 있는데, 대중체육시설업은 응당 회원을 모집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들도 편법운영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역시 체육시설법 시행령 제13조에는 18홀 이상의 정규 회원제 골프장들도 6홀에서 18홀을 초과하는 9홀마다 추가로 3홀을 추가하는 규모 이상의 대중골프장을 병설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18홀이 일반적인 골프라운딩의 특성인 바, 현실에서는 부지가 없어 대중골프장 조성기금으로 대체하거나 대부분 9홀 단위로 병설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건이 이렇다보니, 회원제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병설 퍼블릭 골프장은 이미 모집 된 회원들에게 우선 예약을 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렇다면, 위에 예시된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들의 차감형의 선불카드나 단순한 그린피 할인혜택의 상품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는 부킹우선권을 주지 않기에 회원권 발행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선불카드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심외곽의 골프장이나 시기적으로 영업부진을 겪을 당시 유휴부킹을 소진할 목적으로 유행했던 상품이다. 탄생은 매출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었지만 점차 판매규모가 확대되면서 골프장들의 입장에서는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거론한 주식이나 채권형 상품과 달리, 선불카드는 회계적으로 선매출에 반영할 수 있어 부담이 적고 영업적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에는 대중제 뿐만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에서도 발행을 하는 곳이 확대됐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으로 모집된 회원권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란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수혜를 틈타서 골프장들이 각종 비용인상의 꼼수를 쓴 것에 대한 비난을 받아 마땅하겠지만, 이와 별개로 이미 이러한 상품들이 시중에 유통된 지는 금융위기 전후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많은 회원제 골프장들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법원은 대중제 전환을 조건으로 기존 회원들에게 선불카드를 지급했거나 한시적으로 회원대우를 인정한 골프장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논란이 있을법하지만 체육시설법과 무관하게 퍼블릭 골프장들이 편법적으로 회원권 형태의 상품들을 판매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결국, 시기적으로나 법의 형평성에서 논란이 가중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골프장들을 직접 관리 감독하는 지자체로 넘어간 듯하다. 과거의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지침 없다가 골퍼들의 공분에 못 이겨 괘씸죄를 적용할게 아니라 이 기회에 명확한 유권해석과 관리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골프장들의 과도한 그린피 인상을 억제하고 합리적 그린피로의 조율이 급선무이고 법의 적용을 형평성에 맞게 조율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해당 상품 판매 규모가 큰 곳들은 자칫하면 존폐의 위기가 있을 수 있고 사용자들을 포함해서 새로운 피해의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MPA(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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