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동향]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그리고 골프회원권

2023.06.14 09:31:38

(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지난 4월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종목이 발생하면서 우리 증시에 충격적인 주가조작 사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 치밀함과 기상천외한 수법도 혀를 내두를만한 일이지만, 일당들이 거액의 돈을 자금세탁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방법들과 이와 관련된 인물들의 면면도 충격을 주고 있다. 아마도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 또한 광범위하니 사회, 정치적 문제로까지 확장되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법도 하다.

 

그런데 필자가 주목한 점이 있다. 바로 각계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에 대한 수수료 명목인데, 그들이 악용한 수법 중 하나가 골프회원권을 바탕으로 하는 골프연습장 레슨비용이었다는 것이다.

 

왜, 하필 골프회원권이었나?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골프열풍이 불었고 더불어 회원권시세가 수혜를 본 것은 이미 다수가 알만한 사실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해당 기간 도중에 2022년 7월 1일 기준 회원권 평균가격이 장기간 2억대를 밑돌던 여건에서 단숨에 2억 5000만원 최고점을 육박하게 됐다. 그리고 고가와 초고가 종목들이 속한 5억원대 이상의 평균가격은 23년 5월 12일 기준으로 10억 8000만원대로 그 가격 수준이 과거 고점수준에 상당해졌다.

 

그러니 시세가 폭등하며 품절현상을 보이는 무기명회원권을 차치하고라도, 한동안 10억대 미만으로 떨어졌던 남부나 이스트밸리, 남촌, 렉스필드는, 비전힐스 등 주요 초고가 종목들은 모두 장기 저항선을 넘었으며 일부는 20억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등극했다.

 


이는 재력가들의 수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출발은 순수하게 골프를 필요로 하고 즐기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초저금리와 급등하는 금리정책을 오가며 회원권이 어느덧 정통 자산시장 이외에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회원권이 지목되면서 투자가치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과거 KB금융지주에서 2022년 발표한 대한민국 부자 리포트에는 관련 내용을 가늠해볼 설문이 있다. 조사내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대상자가 39만 3000명이고 이중, 57.3%가 회원권에 투자했다고 응답을 했는데 금융자산이 30억 이상인 고액자산가들의 경우는 67.3%가 투자하면서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회원권에 투자하는 비율이 더 높은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니 이상의 내용을 조합해보면 시기적으로 골프회원권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높아졌고 이를 바탕으로 그 이해도가 높은 부유층과 권력가들의 환심을 사면서 접근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더구나 외견상 골프회원권의 가격과 레슨비용 명목으로 고액 수수료를 받기에도 제격이었을 것인데, 실제로 초고가 회원권을 운용하는 골프장들은 소수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최근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회원들에게 연회비로 수천 만원씩 부과하는 곳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즉, 이번 사건에서 사기성으로 발행한 골프회원권의 가격과 별도의 레슨비 명목의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는 초고가 회원권들의 최근 상품들을 모방한 듯하다.

 

그런데, 이들이 판매한 상품을 매스컴에서 ‘골프회원권’으로 지칭하고 있으나 보다 정확하게는 ‘골프연습장 회원권’으로 지목해야 한다. 아마도 골프연습장 회원권을 수억에 구입하고 레슨비 명목으로 수천만씩 내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니, 표현의 오류로 일반인들이 보기에 혼돈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주가조작에 사용된 기법을 보면, 결국은 유사회원권의 한 갈래로 귀결된다. 골프회원권의 경우, ‘체육시설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골프장들이 지자체에 회원권의 종별 물량과 금액을 신고하고 골프장경영협회의 승인에 따른 회원권을 부여 받는다. 게다가 취득세 및 양도세 납부에 해당하는 기타자산 품목이기에 공신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사회원권의 경우, 과거부터 소비자 피해와 탈세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마당에 이번 주가조작과도 같은 사례에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음을 증빙한 셈이다. 유사회원권으로 인한 소비자보호 대책이 다각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에이스골프닷컴 본부장
• MAP(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 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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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ink@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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