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골프장 투자 및 인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원인은 크게 2가지다.
우선, 골프사업이 특화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골프인구가 코로나19 이후 증가했고 이내 해외 골프투어 수요가 증가하자 수익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던 터이다. 게다가 국내 골프장 투자와 인수는 인플레이션과 고점을 찍은 몸값에 과도한 고비용 구조로 전환하면서 웬만해선 신규조성이나 인수합병(Mergers and Acquisitions, 이하 M&A) 자체가 쉽지 않은 탓에 기인한 결과다.
이에 따라 과거부터 한국인이 선호하는 주변국 동남아를 비롯해서 국내 대기업이 진출한 베트남, 그리고 가까운 일본의 골프장들이 주요 대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일본의 경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유례없는 엔저현상으로 투자자금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레저나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현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영국왕립골프협회(이하 R&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202개소의 골프장이 있고 대한민국은 447개의 골프장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R&A가 2023년 발표한 자료(Global Golf Participation Report 2023)를 기반으로 보면, 대한민국(535만명) 골프인구 대비 일본 골프인구(814만 3000명)에 견줘봐도 일본의 골프장 수는 우리보다 대략 4배가량은 많은 여건이다.
일본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아울러 고도의 경제성장과 부를 축적한 단카이 세대의 퇴진에 따라 골프장 개체수가 감소해왔고 최근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들의 골프인구가 증가했다는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로는 여전히 국내와 다르게 생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이는 골프장 시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본 도심외곽의 골프장들은 100억 미만의 매물이 많았는데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도 50~60억대 수준의 매물을 매각의뢰하기도 한바가 종종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마땅한 매수자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국내의 골프장 M&A시 거론되는 1홀 당 가격에도 못 미치고 아니면 값비싼 무기명회원권 1구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던 처지였으니 국내 골프의 생태계와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들의 인수전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미 일본 골프장들의 시세도 급등하면서 최근에는 18홀 기준으로 200억대 수준까지도 거래가 성사되고 있고 일본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효과와 겹쳐 골프비용과 요지부동이던 회원권시세까지 오르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골프장의 인수단계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골프장 가격이 올라가자, 상당수가 인수과정에서 해당 일본 골프장 회원권을 사전분양하면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로 알려진다.
즉, 일본 골프장 인수와 동시에 회원권을 분양하는 업체들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일본 회원권 분양물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시중에서는 이미 적정수요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어떤 업체는 앞선 사례와 유사한 형태로 골프장 인수를 시도하다 분양이 어려워지자 M&A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수분양자들과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골프비용의 폭등으로 일본 골프장을 통한 저렴한 비용구조의 골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어찌 보면 상품구조의 다변화와 소비자후생에도 기여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일본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과열된 인수전으로 투자비 회수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에 여러모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프로필] 이 현 균
• ㈜에이스회원권, 회원권 애널리스트
• 에이스골프닷컴 본부장
• MAP(Membership Analysis Project Team) 회원권시장, 시세 마케팅 분석팀장
• 전) 디지털조선 ‘골프회원권 시세와 전망 출연’
• 주요 일간지 및 골프 월간지 회원권 관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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