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詩博 박성춘 세무사, ‘朴成春 暗誦詩 1000選’ 출간(8판)

2022.11.18 10:41:15

친구의 빚 보증으로 힘든시간, 詩암송으로 이제 ‘웃음 꽃’ 피우다
민요를 좋아하는 고영민 여사와 슬하에 2남 훌륭히 장성 (1남 현직검사, 1남 사진작가)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주옥같은 국내⬝외 詩 1000편 이상을 암송하고 있는 국세청 출신의 박성춘 세무사가 칠순을 기념으로 ‘朴成春 暗誦詩 1000選’을 출간, 세정가에 이목을 끌고 있다.

 

그야말로 학창시절에 추억도 되새길 겸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왔던 시, 시조 등 60편을 외웠던 시는 90편 암송시(초판, 재판), 150편 암송시(3판), 219편 암송시(4판), 330편 암송시(5판), 460편 암송시(6판), 518편 암송시(7판)에 이어 현재 1000편 암송시 8판이 출간되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국세청 출신인 그는 1974년 7월 국세청에 입사해 서광주세무서 소비세係에 처음 부임했다. 이어 남광주세무서, 광주세무서, 남광주세무서(8급 승진), 정읍세무서, 남광주세무서에서 봉직했다. 당시 세무공무원교육원 제1기 재산세분야 초급 실무자 보수과정 교육기간 중 우수한 성적(1등)으로 타청(광주청에서 서울청) 전입되었다.

 

서울국세청으로 전입(1986.9.3.)되어 마포세무서 소득세과 발령받았다. 8급에서 7급으로 승진한 뒤 중부국세청 산하 부천세무서 부가가치세과에서 근무하다가 1990년 퇴직(15년차)했다.

 


퇴직 이후, 1년6개월간 세무사시험 준비를 하다가 제29회 세무사시험에 당당히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해 1992년12월12일 강남세무서 정문 옆에서 사무실을 오픈한 지 ‘30주년’을 맞았다.

 

아호 ‘시박(詩博)’ 박성춘 세무사는 올해 10월10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청평숯불갈비에서 ‘박성춘 암송시 1000선’ 출판기념회 소연도 열었다.

 

전남 영암 신북면 출신인 박성춘 세무사는 가족을 비롯해 詩모임, 학교동창, 지인을 초청,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출판기념회에서 암송시 1000數 가운데 ▲윤동주-서시 ▲이태백-산중문답 ▲이재호-10월의 시 ▲문병란-인연서설 ▲김미승-묵은김치 ▲정호승-풍경달다 ▲김형영-따뜻한 봄날 ▲양광모-시인 ▲김지하-오적 ▲이해인-물망초 ▲임인규-막걸리 ▲소야 신천희-술타령. ▲문병란-낮술 ▲유연숙-넋은 별이 되고 ▲문정희-사랑하는 사마천 당신에게 ▲조지훈- 사모 ▲고은-낯선 곳 ▲이운학- 첫사랑 등 주옥같은 시를 낭송했다.

 

박성춘 세무사는 자신의 묘비명에 ‘詩란, 時空을 넘나들며 言語의 神祕로 彫刻된 言語藝術의 極致이다’ 이렇게 적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틈틈이 설파하고 있다.

 

박 세무사는 암송시 1000選 ‘출간 동기’에 대해 “2013년도에 친구의 빚보증을 섰다가 친구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자신의 처지가 무척 힘들게 되었다. 부도로 떠안게 된 은행 빚을 갚기도 벅찬데 소송에 휘말리면서 정신적으로 심성이 황폐화 되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 스스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시를 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詩를 외우는 데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민과 걱정이 없어지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스로 위로의 에너지가 솟아나서 마음의 안정을 갖게 된다는 朴세무사는 현재 1,015개까지 외우게 됐다는 것.

 

처음에는 좋은 시 몇 편만 외우려고 했는데 이왕이면 내 나이 60이 되었을 때 60편을 외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8편을 외운 뒤에는 선별해서 60편을 외우게 되었다.

 

암송시집은 회갑기념으로 초판(2014.9.15.)이 가로편집으로 출간되었다. 다시 세로편집으로 재판(2014.10.8.)되어 출간되었으며, 이때 수록된 암송시는 90편 수가 실렸다.

 

3판(150편 수)은 2015.8.5. 손주 서희 출생기념으로 4판(219편 수)은 2016.8.5. 손주 서희 돌을 맞아 수록되어 출간됐다.

 

5판(330편 수)은 2017.9.15. 생일기념, 6판(460편 수)은 2018.9.15. 생일기념 7판(518편 수)은 2019.7.7 손주 준희 돌 기념으로 출간된 뒤 현재 8판(1,000편 수)은 2022.10.10. 출간되어 출판기념을 가졌다.

 

朴 세무사는 2014년 9월 첫 암송시집을 펴낸 이후 7번째 증보판인 ‘나의 암송시 518선’을 출간하면서 2017년 7월에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947회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놀라운 암기력을 보여줬다. 1,015개까지 암송하는 그는 인간두뇌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높다. 소위 기네스북에 올릴 정도.

 

자신이 암송하고 있는 詩를 주변이나 각종 모임에서 낭송할 때 시심을 울리는 최고의 소리는 다름아닌 ‘친구들의 목소리’다.

 

“가을 하늘을 수놓은 친구 소리에 창을 열고 내다보니/아침 햇살이 뜰에 가득하여라”시조를 읊고 싶을 만큼, 친구들의 목소리에 시심이 우러나온다는 시박 박성춘 세무사.

 

朴 세무사는 수많은 응원 속에서 나만의 암송시를 ‘만든다-전한다-듣는다-느낀다-즐긴다’는 생각으로 詩를 접하고 있다.

 

이번 박성춘 암송시 1000선 출판기념회에서 ‘극찬, 격찬, 예찬’ 등으로 점철되었다.

 

그야말로 상심에 빠진 자신을 달래기 위해 외웠던 한편 한편의 詩가 이제는 주변으로 시심을 전파하고 있다.

 

기자는 인터뷰에서 박성춘 님의 특별한 인생 여정을 3행시로 화답했다.

 

치기 한 대, 맞았다. 그것도 믿었던 친구에게

났다, 하늘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몽같다 이제는_ 1000편의 암송시가 그리 시켰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박성춘 세무사를 만났다. 一問一答.

 

▲ 1000篇의 시를 암송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암송할 수 있나 쉽게 이해되지 않는데요.

 

학교 다닐 때 국어공부도 좋아했고 시를 외우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래도 나이 70에 詩, 時調 1000수(數)를 암송한다는 것에 저 자신도 놀랍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시(詩) 몇 편만 외워서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달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외우다 보니 계속 외워지고 또 마음도 안정이 되어서 내 회갑 때 100편 정도를 외워서 기념으로 암송시집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잘 되었습니다.

 

그 후로 매년 120~130선을 외워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1,015수를 외우게 되었습니다.

 

330수(數)를 외웠을 때 SBS 장수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세상에 이런 일이’ 출연한 경험도있습니다. 이후 TV조선 ‘내몸 플러스’에도 출연했고, MBC ‘마리텔(마이 리틀 텔레비전)’ 에도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시를 외우게 된 동기는 2012년 친구에게 보증을 섰는데 그것이 잘못되어서 ‘채권자 대위소송’에 휘말리면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를 외우게 되었습니다.

 

▲ 1000수(數)를 암송하는 나름의 비법이나 방식이 있었는지 궁급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특별한 비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좋은 시를 선택하고 그 시인의 약력과 출생연도 그리고 출생지역 등을 생각하면서 시가 쓰여진 배경을 먼저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시를 외우기 좋게 문단으로 나누어서 외웠습니다. 이렇게 외운 것이 나름에 비법이라면 비법 같습니다.

 

詩를 외우다 보니까 1편 1편씩 외우기 보다는, 5편~7편을 동시에 외우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외운 것이 현재는 암송시집으로 발간되어 上권 518편, 下권 497편 총 1,015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上권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중심으로 선별해서 외었습니다. 下권은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를 선별해서 인터넷에서 ‘시인들이 추천하는 시’ 그리고 조선일보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애송시 100선’을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좋은 시를 선택한 뒤 5편에서 7편을 묶어서 외웠습니다.

 

1편의 시를 독립적으로 따로따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5편~7편을 동시에 반복적으로 읽고하면서 외웠습니다. 1편씩 외우다 보면 외웠던 詩와 외우려는 詩가 서로 꼬이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현재 1015數를 외우고 있는데, 그냥 외운 것이 아니고, 머리글자를 외우고 있습니다.

 

▲ 1000편의 詩와 1000편의 작가는 같은지요.

 

시는 1015편인데, 시인은 477명 입니다. 제일 많이 수록된 시는 김소월 시인 18편, 윤동주 시인 15편입니다. 유명한 시인들의 좋은 시는 여러 편을 암송하고 있습니다.

 

▲ 詩에서 느낄 수 있는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첫째는 사색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누군가 시에 대한 정의를 물어본다면 저는 “詩란, 시공(時空)을 넘나들며 언어의 신비로 조각된 언어 예술의 극치(極致)이다”라고 서슴없이 말할 것 입니다. 그리고 저의 묘비명에는 이 문장을 새겨 넣기로 마음의 결정을 했습니다.

 

詩는 인생의 의미를 비롯해 철학적이고, 지식적인 것 들, 그리고 모든 것이 함축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짧은 詩이지만 그곳에서 무한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좋습니다.

 

詩를 외우게 된 것을 앞에서도 약간 언급했지만, 친구의 부도로 인해 마음이 힘들었을 때 詩를 외우면서, 쉽고 감동적인 詩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제일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詩가 쓰여진 배경이나 詩人의 출생과 사망,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연, 고향, 인정, 지혜 등과의 깊은 만남을 얻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 ‘암송 詩’는 평생 좋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詩를 통한 ‘카타르시스’(억눌린 감정에 대한 쾌감)를 느끼시는지요.

 

카타르시스 같은 것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 명심보감에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그런 만족감도 있고, 내가 해냈구나 하는 뿌듯함이 있어서 詩를 계속 외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 평상시 힘들고 화가날때 詩를 외우시는지 궁금합니다.

 

(외우는) 때나 기준은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시를 외우는 것은 1,000수를 넘어서 더 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우고 있는 암송 시를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듭니다.

 

암송하고 있는 1000數를 유지(암송)하기 위해, 2주마다 1번씩 암송詩를 보고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보기도 합니다. ‘박성춘 암송시 1000선’에는 계절별로 1월부터 12월 까지 있습니다. 5월달에는 꽃에 대한 詩를 보고, 술(酒)에 대한 것, 사랑에 대한 것 등 여러 가지 종류별로 수록되어 있어서 그때그때(희노애락) 짜투리 시간에 외울 수 있습니다.

 

열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할 때 암송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경기도 안성을 지나가면, 안성 출신 시인(박두진 시인, 정진규 시인, 이일화 시인)들의 시를 암송해 봅니다.

 

시 암송은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하고 암송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시간만 암송한다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 시를 외우면 무엇이 좋은지요.

 

마음에 안정을 얻는 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기차, 버스를 타면서 짜투리 시간을 내어서 할 수 있고, 모임이나 행사장에서 분위기에 맞는 좋은 詩를 암송하면서 분위기를 고조 시킬수도 있고,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고, 詩에 빠져서 생활하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 시를 외우면서 시인들과 에피소드도 있었는지요.

 

배상수 시인은 1953년 함평에서 태어나 2017년 생을 마감했는데, 그분이 좋은 시를 고르는데 많은도움을 주었습니다.

 

살아생전 골프회원이었는데 같이 운동하면서 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고 추천도 해주셨습니다. 배상수 시인 ‘무등산’이라는 詩가 있는데 49제를 기리며, 암송시집 上권 49페이지에 구분의 시를 수록했습니다.

 

1,000數를 암송할 때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그 때 신문에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연복 시인(1957년생 서울출생)은 지금은 경기도 양주 덕계동 사시는데 소식을 접하고 전화가 왔더군요. 그래서 암송시집을 보내드린 일이 있습니다.

 

1,000편 출판해서 모임에서 시집을 무료로 나눠주고 암송시를 몇편 소개하면서, 양광모 시인의 출생연도가 알수 없어서 궁금하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 있던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양시인이 지인이라고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될 때 캠핑카 사서 전국을 돌며 시인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 직접 쓰신 시는 없는지요.

 

4편이 있습니다. 上편 222페이지 사계예찬(四季禮讚) 下편 845페이지 ‘사람들은 끊임없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계예찬(四季禮讚)

 

삼라만상에 생명이 움트는 소리

잔설 속서 시냇물 흐르는 소리

개나라꽃 진달래꽃 피어나는 소리

산들바람에 청보리 살랑거리는 소리

그런고로 나는 봄이 좋다

 

연두가 지쳐 초록으로 여행가는 소리

무성한 녹음과 매미의 합창소리

천둥과 번개 그리고 소나기 도망치는 소리

연인들의 사랑을 노래하는 파도 소리

그런고로 나는 여름이 좋다

 

초록이 지쳐 단풍으로 물드는 소리

황금벌판서 허수아비 춤추는 소리

하늘은 천고마비, 땅에는 추수 소리

소슬한 가을 바람에 낙엽 뒹구는 소리

그런고로 나는 가을이 좋다

 

앙상한 나뭇가지 스치는 칼 바람 소리

군반, 군고구마 그리고 얼음판 팽이 지치는 소리

엄동설한에 만물이 동면하는 소리

깊은계절에 영혼의 휴식소리

그런고로 나는 겨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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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kbj66@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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