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아진산업 “대구세관 도움으로 해외 성과 쑥쑥…평생 동반자”

2024.03.14 15:41:33

상공회의소 규정 끝까지 파헤쳐 410억 운 송 비용 절감 효과
아진산업, 지난해 12월 AEO기업 최우수 활용 ‘대상 ’ 선정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수출입 기업 ‘마중물’ 역할하는 대구세관

 

대구본부세관(세관장 김정)은 수출입 기업과 상생협력으로 기업의 비용 절감과 불필요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혁신해 국내 수출입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3년 처음 AEO인증을 받았던 아진산업은 10년 이상 대구세관과 협력해 왔다.

 

아진산업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AEO 기업의 날’ 선포식에서 우수사례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공장 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할 때 AEO제도 활용으로 관세와 이동비용을 410억원가량 절감했고, 그 후로도 대구세관과의 협력을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2월 대구세관을 찾아 김동석 수출입기업지원센터 인증 팀장과 홍준호 아진산업 구매본부 상생협력팀 과장을 만났다. 이날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김 과장과 홍 과장을 보며 ‘세관과 기업이 이렇게 허물없이 지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세관과 관계기관의 문턱이 낮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진산업 구매본부 홍준호 과장은 “대구세관에 참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며 운을 뗐다. “아진산업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가게 됐을 때, 중국공장에 남아있던 프레스기기 등을 미국 공장에 이전하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통관상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라고 이어 설명했다.

 

아진산업은 현 규정상 수출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난 물품에 대해서 비특혜 원산지증명서의 발급이 어려워 원산지를 입증할 서류가 없었던 것. 중국에 있던 설비의 경우 수출한 지 5년이 지났고, 한-중 FTA특혜관세 원산지증명서 등과 같은 원산지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없었던 것이다.

 

홍 과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중국 공장의 프레스 기기를 옮기지 않으면 중국에서 그걸 팔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고철값 밖에 받을 수 없어 당시 큰 난관에 봉착했었죠”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이어 “대구세관은 이때 AEO인증 기업이었던 아진산업의 어려운 상황을 모른척하지 않았고, 규정상 적용되지 못했던 비특혜 원산지 증명서를 결국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발급받게 해줘 회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라고 감사의 표현을 해왔다. 이에 대구세관 김동석 과장은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이 영업활동하는 데 있어 불필요한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저희 세관의 역할”이라며 받아쳤다.

 

이 둘의 관계는 김동석 과장이 수출입지원센터에 오고 난 후 현재까지 6년간 AEO 활용과 기업상담전문관(AM)제도 컨설팅을 활용해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소통하고 의논해 해당 관청과 기업 간 프렌들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국내외 정세 속에 이러한 그들의 소통이야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 기업과 국가의 행정업무에도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IRA감축법, 미-중 패권전쟁 ‘기업 발목잡는 어려운 국제정세’

 

지난 2022년 8월 16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 Inflation Reduction Act)이 시행됐다. IRA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의 ‘미국 국민 생활 안정화’라는 대의명분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에너지 안보 및 청정 에너지경제 구축, 환경오염의 감소 등이 주요 목표로 설정돼 그로 인한 효과는 비단 미국으로만 한정될 수 없다는 것이 전 세계적 시각이다.

 

특히 IRA는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는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한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해 수출하는 우리 기업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분쟁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간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에 대거 생산기지 구축을 설립하고 이러한 친환경차에 대응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당선 될 경우 다시 공장을 회수하고 국내로 들어와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아울러 미국의 슈퍼 301조 통상법 가운데 악명 높은 보호주의 조항으로 인해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불공정 무역 국가를 조사해 불공정무역관행이 시정되도록 교섭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은 해당 국가가 이러한 정책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차별적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공급망 안정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첨단기술 중심과 중국과의 패권 다툼 보호무역주의가 가속화되고 있어 기업들이 영업활동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악조건에 처해 있다.

 

아진산업은 대구세관에 어떤 도움을 요청했나?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Authorized Economic Operator)는 관세청에서 법규준수, 내부통제시스템, 재무건전성, 안전관리의 공인 기준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여 공인한 우수업체를 뜻한다. 세관은 AEO업체들에 대해서 검사 및 절차 간소화, 자금 부담 완화, 각종 편의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며 차별적인 위험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AEO 시행국과 상호인정협정(MRA)이 체결될 경우 AEO업체들은 협정체결 국가에서도 검사 비율 축소와 같은 신속 통관 편의 등 각종 혜택을 부여받게 된다. 지난 2013년 이러한 AEO인증을 받은 아진산업은 대구세관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 그 결과 AEO Triple A 인증 업체로도 선정돼 세관과 기업의 신뢰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진산업은 최근 중국법인의 채산성 악화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돼 현재 운영 중인 중국공장을 철수하게 된다. 결국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전기차 신규 생산기지 구축에 따라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로 동반 진출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아진산업은 중국공장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남아있는 자동차부품 생산설비(프레스기기 등)를 미국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기계 설비 이전 시 해당 설비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SUPER 301조의 보복관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고, 만약 생산설비를 미국으로 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통관상 어려움에 대해 대구세관에 도움 을 요청했다.

 

아진산업은 중국과 미국 측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

 

“미국 IRA 감축법으로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가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 제조 요건을 충족하거나 미국의 FTA 체결국의 부가가치가 특정 비율이 일정 비율 이상 돼야 자동차부품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죠” 홍준호 아진산업 과장은 당시 미국 조지아 주로 공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IRA 규제법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조기에 전기자동차의 북미 제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 착공을 서두르고 있고 이에 따라 협력 업체에도 조기 생산라인 구축을 독려하고 있었던 것. 이에 아진산업도 현대자동차의 요청으로 조지아주에 생산라인을 조기에 구축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불가피하게 중국에서 미가동 중인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바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했다.

 

“중국에 프레스 설비를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 한국에서 미국으로 우회해서 수출하게 되면 이동 비용과 관세가 너무 큰 액수라 저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죠.”

 

 

 

미국 세관(CBP)에서는 이 경우 중국에서 수입해서 들어오는 기계 설비가 비록 한국에서 제작됐더라도 한국산으로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25%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보복 관세를 부가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때 아진산업 홍 과장은 다양한 간구 끝에 대구세관 기업상담전문관(AM)인 김동석 과장을 찾아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검토와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다.

 

정세에 맞지 않는 오래된 규제 발목… 규제 개선 위한 끈질긴 노력

 

이때 김동석 과장은 아진산업의 애로사항을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섰다. “아진산업에 해당하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법무법인 미국 통상 전문가로부터 ‘SUPER 301조 보복관세 대상 여부에 대한 개별컨설팅도 진행했습니다”라면서 “추후 아진산업에서는 미국의 사전유권해석제도(Advance Ruling)를 적극 활용해 생산 설비의 보복관세 대상 여부를 미국 관세청(CBP)로부터 유권해석 받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과장은 보복관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중국의 생산설비를 한국으로 이전해서 다시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았으나 이 경우 물류비가 2배로 급증하고 조기 생산공장 구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 해당 방법을 취하지 못 했다.

 

“결국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바로 설비 이전이 불가피해 해당 설비의 원산지가 한국산임을 입증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습니다.” 김 과장은 우선 대외무역 법상의 비특혜 원산지 증명서 발급 규정을 파악했다. 비특혜원산지증명서는 관세양허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수입국의 원산지표시 문제, 불공정 무역행위조사 등의 용도로 발급하는 증명서다.

 

김 과장은 이러한 비특혜 원산지증명과 관련해 이미 수출된 생산설비에 대해 발급 가능성 여부도 알아보았으나 규정상 수출한 날로부터 1년 지난 물품에 대해서 비특혜 원산지증명서의 발급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수출 당시 원산지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하지만 해당 설비의 경우 수출한 지 5년이 지났고, 한-중 FTA특혜관세 원산지증명서 등과 같은 원산지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없어서 큰 난관에 봉착했다.

 

김 과장은 이에 비특혜 원산지 증명서 발급기관인 포항 상공회의소, 경산 상공회의소와 협업해 수출한 지 1년이 지난 물품에 대해 비특혜 원산지증명서의 발급 가능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했다. 아울러 국내 제조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서류로도 입증이 가능한지 검토했다. 하지만 규정상 허용될 수 없어 다방면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과장은 양 기관의 적극 행정의 노력을 이끌어 경산 상공회의소로부터 비특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게 된다.

 

김 과장은 “아진산업의 경우 AEO기업이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AEO MRA를 적극 활용해 수출입 안전인증기업으로서의 기업의 법규준수와 신뢰성을 강조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통관상의 어려움을 적극 대응했고, 관세청 본부와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김 과장은 또 “그 결과 상공회의소와 세관의 양 기관이 협업해 IRA 감축법과 같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생긴 지역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게 돼 매우 보람을 느꼈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구세관의 역할과 아진산업의 미래 전망…“협력하고 나눌 것”

 

현재 대구본부세관 관할 내 AEO기업은 총 50개로 분야별로는 57개이다. 관내 수출입 기업들은 AEO 제도를 통해 수입검사율 축소, 우선 통관 및 검사 조치, 서류심사 간소화, 비상시 우선 조치, 세관 연락관 제도도 활용해 통관상 어려움 해소 등 물류비용 및 무역 거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무형의 혜택으로는 법규준수 우수기업들이 세관과 좋은 파트너십 구축으로 관세행정 전 분야에서 다양 한 정보 등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대구세관에서는 전 직원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관세행정 종합지원을 적극 펼칠 예정이다. 특히 대구, 경북지역에는 2차전지 관련 양극제,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핵심 부품업체들이 많아 이들 기업에 대해 FTA 활용지원, AEO인증취득, 세정지원, 해외통상 이슈 및 해외통관 애로 해소 등 관세행정 종합지원을 펼친다. 대구세관은 이를 위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맞춤형 통상 설명회’도 올해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김 과장은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환경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지역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세관은 지역 수출기업의 동반자로서 수출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고 기업 수출에 있어 현명하고, 지속적인 마중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아진산업 홍 과장 역시 “앞으로도 대구세관의 AEO활용과 기업상담전문관(AM)제도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 나갈 예정”이라며 “저희뿐만 아니라 세관의 AEO제도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처해 나가는 기업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특히 “AEO MRA(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 AEO 업체 간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무역 혜택 효과로 운송비 106억, 보복관세 304억 등 설비 이전 비용으로 총 410억원이 절감됐다”며 “앞으로 기업환경에 있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과세 관청과 더욱 신뢰를 형성해 가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진산업은 중국에 설치되었던 부품이 미국 조지아주 공장으로 이전된 후 예상 매출을 2026년 미국 전기차 부품 공장 가동으로 2조 2000억 원의 예상 매출을 기대하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홍 과장은 “세관과 기업이 ‘진심으로 서로를 신뢰할 때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에드워드 마셜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세관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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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명 기자 cma021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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