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금 마중물 56.8조원…근로자‧투자‧고용 증액

2021.03.31 11:03:31

코로나19 대응‧경기회복 지원, 전체 세금의 15.4% 감면
근로자 지원 22.8조원, 농림어업에 6조원,
대기업 감면 1.3조원 상향…중소기업은 0.9조원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올해 깎아주는 세금을 지난해보다 2조9000억원 늘린 56조8000억원으로 정했다.

 

코로나19 대응과 경기회복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감면을 늘린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1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세지출이란 정부가 근로자 지원, 투자 촉진을 위해 깎아주는 세금을 말한다. 받을 세금을 받지 않거나 근로장려금처럼 환급 형태로 현금 지급하기도 한다.

 

 


◇ 국세감면 56.8조원 계획…근로자‧투자‧고용 증액

 

기재부는 올해 조세지출의 주된 방향을 취약계층 지원과 경제활력 회복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소규모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 감면, 소비를 늘릴 경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한시 상향, 임대인의 자발적 임대료 인하에 대한 세액공제, 고용이 감소되도 고용증대세제 한시적 적용 등이 주된 사례다.

 

기획재정부가 기획한 올해 국세감면액은 56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추정치(53조9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5.4%) 늘었다.

 

올해 법에서 정한 예상 국세수입은 357조3000억원으로 정부는 이중 15.9%(56조8000억원)을 감면해주고, 실질적으로 300조5000억원의 국세수입을 걷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재정법에서는 법률상 국세수입에서 국세감면비중을 직전 3개년도 평균 감면율에서 0.5%포인트 내에서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적정 감면비 중은 14.5%지만, 기재부는 코로나19 지원과 투자촉진을 이유로 감면율을 15.9%로 높게 잡았다.

 

국세감면율이 법정한도를 뛰어넘는 것은 3년째다. 2019년은 13.9%(한도 13.3%), 2020년(추정치)은 15.4%(한도 13.6%)였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각국의 정부지출을 감안할 때 한국의 지출 수준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올해 분야별 감면 규모를 살펴보면 근로장려세제(EITC) 등 근로자 지원(22조8000억원)이 40.1%로 가장 크고, 농림어업 지원(6조원)이 10.6%, 투자 촉진·고용 지원(4조7000억원)이 8.3%이 각각 뒤를 이었다.

 

근로자 지원은 지난해보다 감면규모가 6000억원 늘어난 반면, 투자 촉진·고용 지원 분야는 1.6조원이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경제가 올해 회복기에 들어가면서 정부가 지난해보다 대기업은 1.3조원, 중소기업은 0.9조원 감면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

 

 

수혜자별로는 개인 감면액(34조원)이 59.9%, 기업 감면액(22.4조원)이 39.4%다.

 

개인 감면자 중 68.2%는 중·저소득자(23조2000억원), 31.8%는 고소득층(10조8000억원)다.

 

경력단절여성·육아휴직 복직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지원이 늘어났고,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의 질 향상을 위한 세제지원을 유지한다.

 

기업별로는 중소기업이 15조7000억원으로 전체 감면의 70.0%를 차지했으며, 중견기업은 7000억원(3.3%)이다.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은 3조3000억원(14.6%), 일반기업은 2조7000억원(12.1%)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3년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조세감면을 늘려왔으나, 올해는 경제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대기업에 대한 조세지출을 늘렸다.

 

통합투자세액공제 신설, 세액공제의 이월공제기간 연장,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이 주 내용이다.

 

 

 

◇ 조세지출 18건, 심층검토 후 폐지 여부 결정

 

기획재정부는 새로 만드는 조세지출은 엄격히 제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응 등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혁신 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필요한 때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용 국채상품 도입은 예비타당성평가(예타)를 거치게 된다.

 

정책목적이 달성되거나 실효성이 없는 제도 등은 원칙적으로 종료하거나 재설계한다.

 

전체 조세지출 231개 중 올해 종료 예정인 조세지출 항목은 86개로 감면 규모는 총 5조2000억원이다.

 

 

기재부는 이중 연간 감면액이 300억원 이상인 조세지출 18건에 대해서는 성과분석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고용증대세액공제,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등이다.

 

공익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 경차‧택시 연료 개별소비세 감면, 중소기업의 정규직 근로자 전환 세액공제 등도 검토대상이다.

 

기재부는 각 항목에 대한 조세지출 판단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수혜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됐는지 통계를 공개할 계획이다.

 

각 부처에서는 담당하는 조세감면에 대해 등급(우수·보통·미흡)을 매기고, 미흡 등급을 받을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감면을 종료한다.

 

기재부는 다음 달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조세지출 평가서와 건의서를 받는다. 이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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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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