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취급 16개 은행의 가계대출 취급현황 전반을 점검했다. 그 결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외형확대 위주 대출 취급등 '꼼수 영업' 사례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감원은 박충현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은행 부행장이 참석한 간담회를 개최해 올해 8월 24일부터 11월 1일 중 실시한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 결과를 전달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운용 내부통제 미흡, DSR 우회방법을 영업수단으로 활용, DSR 규제 예외대출 등 심사 미흡 등 문제가 드러났다.
먼저 가계대출 취급‧운용 내부통제 미흡 문제의 경우 최장만기 확대에 대한 사전 심사 미흡 사례가 포착됐다. 주택담보대출 최장만기 확대는 DSR 한도를 증가시키는 중요 변경사항으로 내규상 상품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의 사전 의결 대상임에도, 대부분 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과정에서 상품규정을 개정하면서 관련 위원회 심사를 생략했다.
일부 은행은 리스크‧심사부서의 우려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영업부서 의견대로 진행하는 등 사전 내부통제 자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다수 은행이 주담대 최장만기 변경 목적을 ‘영업경쟁력 제고’로 명시하면서 DSR 한도 확대가 가능함을 영업점에 안내하는 등 DSR 우회‧회피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영업수단으로 활용했다.
가계대출 확대 유인구조의 핵심성과지표(KPI) 설정 문제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권과 협의해 영업점 KPI에서 가계대출 실적항목을 제외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일부 은행에서 가계대출 실적에 비례하는 KPI를 설정하고, 그 결과를 인사‧보상과 연계해 가계대출 확대를 유도했다.
은행 가계대출 리스크‧자본관리계획 관리 미흡 문제도 발견됐다. 일부 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해 지난 6~7월 이미 가계대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했고 경영계획 수립‧수정은 내규상 이사회 승인사항임에도 경영계획 초과 사유에 대한 검토 및 이사회 수정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경영 계획 수립 시 은행의 경영목표, 자본‧리스크관리 계획을 고려해 사업부문별‧상품별 내부자본을 설정하고 연간 영업실적이 이미 설정한 내부자본 한도 내에서 이뤄지도록 관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은 올해 7월 주담대 내부자본이 이미 설정한 연간 내부자본 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수익성과 건전성 등을 감안한 종합적 검토 없이 신용대출 등에 할당된 내부자본을 감액하고 주담대 내부자본을 과도(1.5배 이상)하게 증액했다.
DSR 우회방법을 영업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할 뿐 생활자금용도로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신용대출과 동일하지만, 신용대출에 비해 DSR 한도 산출 시 만기가 길어 DSR 한도가 최대 2.2배 증가하는데 은행은 대출 취급 시 대출용도를 ᅟ감감해 만기‧한도를 설정하고 사환능려글 심사해야 함에도 일부 은행은 주담대가 신용대출보다 만기가 길다는 점을 악용해 대환대출 신청 차주에 대해 신용대출 대신 주담대로 전환하도록 독려했다.
DSR 규제 예외대출 등 심사 미흡 문제도 확인됐다. DSR 산출 대상이 아니더라도 모든 가계대출 취급 시 소득정보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다수 은행이 전세 등 DSR 예대출은 보증서 담보라는 이유 등으로 소득자료를 미징구하는 등 상환느력 심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같은 문제와 관련해 “주요 문제에 대해 중시 시정하도록 지도하고 향후 현장검사 시 개선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제도상 보완장치도 마련해 유사사례 재발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근거없이 대출만기를 과도하게 장기로 운영하는 것을 DSR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간주해 금지하며 신잔액COFIX 상품 대환시 대출규제 예외인정을 종료하고 특수은행에 대한 고(高) DSR 특례 개선 등은 금융위와 협의해 제도개선 추진 시 반영할 것”이라며 “만기 등 DSR 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건 변경 시 내부통제 절차 강화 및 영업수단 활용을 자제하고 가계대출 KPI 제외 등 자율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