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리인상 여파로 우리나라 가계 빚 부담 정도와 증가 속도가 전세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4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가계 빚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 가계 부문의 지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3.6%로 조사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중 호주(14.7%)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DSR은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DSR이 높을수록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 대상 17개국 중 9개국은 지난해 DSR이 하락했다. 2021년에는 노르웨이(14.5%), 덴마크(14.2%), 네덜란드(13.8%), 호주(13.5%) 등의 DSR이 모두 한국(12.8%)보다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한국의 DSR이 호주 이외 나머지 국가들 보다 높았다.

 

한국은 DSR 규모뿐만 아니라 가계 빚 증가 속도 또한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빨랐다.

 

지난해 한국의 DSR은 2021년의 12.8%와 비교해 0.8%p 올라 호주(13.5%→14.7%) 다음이었다.

 

한국의 DSR 수준과 증가 속도가 17개국 중 2위 수준인 이유는 2021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오르면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는 소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규모는 2021년 1261조4859억원에서 2022년 1248조11억원으로 1.1% 감소해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다만 예금은행 가계대출금리(잔액기준)가 2021년 3.01%에서 지난해 연 4.66%로 오르면서 빚을 진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DSR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된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는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금리를 연 3.5%로 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은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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