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해 기업 10곳 중 4곳은 이자 낼 돈도 못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이자를 못 갚은 기업 비중이 42.3%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많은 기업이 빚으로 버티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파른 금리상승이 겹치면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역대 최대 비중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성장성이 낮아진데다 수익성과 안정성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이 42.3%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100% 미만일 경우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더 작다는 의미다.
해당 기간 이자보상비율이 100~300% 미만인 기업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16.3%로 전년 14.2%와 비교해 2.1%p 급증했는데 2018년 16.8%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성환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본적으로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안정성도 악화됐다.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부채비율은 122.3%로 전년 120.4% 대비 2%p 상승했다. 부채비율이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감소했으나 비제조업을 올라갔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상승했는데,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다.
차입금 의존도는 31.3%로 1년 전 보다 1.1%p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의 총자본 중 실제 이자를 지급하는 차입금 비중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업들이 고금리 상황에 부채를 견디느라 힘겨운 가운데 성장성, 수익성 마저 1년 전과 대비해 축소됐다.
기업들의 배출증가율은 17.0%에서 15.1%로 소폭 하락했고, 총자산증가율도 12.7%에서 9.7%로 떨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5.6%에서 4.5%로 줄었다.
다만 한은은 기업들의 성장성‧수익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평가했다.
이 팀장은 “2022년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다소 하락했으나 전년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며 “매출액증가율과 총자산증가율은 2010년 편제 시작 이후 각각 세 번째,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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