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자영업자 1년새 42% 급증…대출 30조 '시한폭탄'

2025.01.29 16:49:07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율 2.03%…10년 반만에 최고
한은 총재 "추경으로 어려운 자영업자 골라 지원해야"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탓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진 빚(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최근 1년 사이 40%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에도 정치 불안까지 겹쳐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계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개입사업자 대출 1천124조원…역대 최대

29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336만9천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모두 1천123조8천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안고 있었다.

 


같은 통계의 시계열상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천1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도 모두 14만6천명에 이르렀다. 2023년 3분기(10만3천명)와 비교해 1년 동안 41.8%나 급증했다.

 

이들 위험 차주가 보유한 대출액도 같은 기간 21조6천억원에서 29조7천억원으로 37.5% 늘었다.

 

이미 약 30조원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출의 상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수위의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 연체 다중채무 자영업자도 1년 새 29%↑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도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6만9천명) 가운데 절반 이상(51.1%)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689조6천억원)도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1천123조8천억원)의 61.4%에 해당한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체 차주는 9만7천명, 이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은 23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보다 각 29.3%, 29.8% 늘었다.

 

 

◇ 이창용 "일반 국민에 돈주면 잘나가는 식당들에 주문…자영업 선별 지원해야"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환 한계 상황은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2.03%로 추산됐다.

 

한은의 시계열 확인 결과, 2.03%는 2014년 1분기 말(2.16%)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차주, 연체는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단 상호금융·저축은행은 1일 이상 원금 또는 1개월 이상 이자 연체)를 기준으로 정의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지금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졌고 정치 등 여러 이유로 국내총생산(GDP) 갭(마이너스 폭)도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외 추경(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며 "추경은 어려운 자영업자를 타깃(목표)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 국민에게 돈을 주면 온라인으로, 지금도 잘 나가는 식당들에 주문하지 않겠나. 추경은 당연히 어려운 자영업자를 골라 타깃 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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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meetagain@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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