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토지를 보유한 무역협회와 현대자동차그룹이 불합리한 공시지가 산정으로 세금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3일 “공기업과 재벌 대기업 등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법인들이 신도시·택지개발로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고 땅값 상승으로 인한 특혜를 누려왔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삼성동 코엑스 일대 17만 5000여㎡의 토지(출자, 공동 지분 등 포함)를, 현대자동차그룹은 코엑스 맞은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예정 부지 7만 9000여㎡을 갖고 있다.
경실련은 무역협회가 보유한 삼성동 토지 주변의 땅값은 평당 3억5000만원 수준이지만 공시지가는 평당 1억100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3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세금은 시세가격이 아닌 정부가 발표하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긴다. 공시지가를 낮게 책정할수록 직접적인 감세효과가 발생한다.
무역협회는 현재 370억원을 보유세로 내지만, 아파트처럼 공시지가가 시가의 70% 정도 되면, 내야 할 보유세는 2배 이상인 787억원이라고 전했다.
경실련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14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목적에서 한국전력으로부터 사들인 토지 공시지가가 낮게 측정돼 연 215억원의 보유세를 내고 있지만, 아파트처럼 시세 70%으로 합산 과세하면 현재의 6배 수준인 135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낮은 보유세는 재벌 등 법인의 땅 투기를 조장해 땅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정부는 부동산 과세기준을 정상화하고,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중과세와 더불어 강제매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무역협회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해당 토지는 공익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변 상업용지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기에 같은 기준으로 공시지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무역협회 토지는 서울시 '한국종합무역센터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매각이나 다른 목적으로 용도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용적률 역시 일반상업용지 최대 용적률(1000%)의 절반 수준인 500%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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