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해소를 위해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상장회사 지배구조 특례법(개미투자자보호법)추진에 나섰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개미투자자보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개미 투자자는 대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한다고 할 때마다 많은 투자를 했고, 그런 투자에 힘입어 기업들이 상당한 성공을 이뤄냈는데 결과적으로는 주주에게 환원되지 않는 모습"이라며 "한국에선 개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야당이 추진 중인 개미투자자보호법은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발표한 '민주당판 5대 코리아 부스터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 ▲이사회 절반 이상 독립이사로 구성 ▲분리선출 감사위원 3인으로 확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상장사의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개미투자자보호법을 이번 주 중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가 더 어렵다는 판단에 '상장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창민 교수(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 한양대 경영대학)교수가 "주주임파워먼트, 개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방향 및 '개미투자자보호법'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해당 발표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 근본원인을 개미투자자가 보호되지 않은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 자본시장 밸류업 정책을 벤치마킹했지만, 그 핵심이 지배구조개선 정책에 있음을 간과한 체 실증 근거 없는 감세 정책 등 대중영합적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개미투자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시장에서 정부가 두 가지 방향에서 규칙을 세워야 한다"면서 ▲개미를 존중하지 않는 지배주주 등에 대한 사전적 견제 장치의 도입 ▲개미를 존중하지 않는 지배주주 등에 대한 사후적 책임 추궁 장치 도입 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축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밸류업 프로젝트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개선책은 찾아볼 수 없고, ‘대주주 특례감세’를 밸류업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자본시장 활성화의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경영·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민주당은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통해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저평가된 우리 자본시장을 바로잡아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위주의 가짜 밸류업 정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진짜 밸류업 정책은 개미투자자,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기업의 내부 투명성을 높여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극복하는 것”이라며, “향후 상장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특례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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