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겨드랑이 냄새를 흔히 액취증이라고 한다. 암내로 불리는 겨드랑이 냄새는 지방산과 유기물질을 배출하는 아포크린샘의 땀과 피부의 세균 접촉으로 인한 화학반응 결과다.
세균은 지방산과 지질, 콜레스테롤 등의 먹이로 삼는다. 이 때 지방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 겨드랑이가 닿는 옷에는 노란색 착색도 있다.
겨드랑이 냄새는 옷을 얇게 입는 여름에 심하다. 그러나 겨울도 냄새 불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겨울의 두꺼운 옷차림은 통풍을 방해한다. 냄새가 옷에 배여있게 된다. 액취증은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체지방이 많으면 증상이 더 심하다. 액취증은 대인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냄새를 의식하면 소극적으로 된다. 그러나 액취증은 치료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자신감 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조선시대에도 액취증으로 고민한 사람이 다수 있었다.
조선 후기 학자인 유희(柳僖)는 친구 박기순을 전송하는 글을 남겼다. 그가 쓴 글에 액취증으로 주위에서 외면 받은 남자의 사연이 소개돼 있다.
'옛날에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가족도 고약한 냄새에 등돌렸다. 그는 마음이 불편했다.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머물 수 없던 그는 유랑길에 올랐다. 길을 걷다가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그는 길 친구에게서 수시로 술과 밥 대접을 받았다. 길 친구는 액취증 사람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액취증 사람이 친구에게 말했다.
“나는 겨드랑이 냄개가 심하네. 가족도, 마을 사람도 냄새를 견디지 못했네. 오직 자네만이 내 곁에 있네. 자네는 혹시 좋고 싫은 감정이 아예 없는 사람인가? 길 친구는 웃으며 답했다. “자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냄새가 좋아서일세. 자네에게 냄새가 없으면 볼 게 뭐가 있겠는가.”
昔有病狐腋者, 一室之人不堪其臭, 臭者亦不自安. 顧村鄕又不可投, 乃嬴糧而遍遊山川. 一日遇路人, 與之同行, 路人數以酒食待之, 未嘗須臾離也. 久之問曰: “我有醜臭, 一室一鄕之所不堪也, 而子獨不棄至是, 豈心之所愛醜, 亦有所忘耶?” 路人笑曰: “所以愛子者, 嗜其臭也, 子若無臭, 何取之有?”
액취증 남자는 겨드랑이 냄새로 인해 가족과 동네 사람을 잃었으나 자신을 이해해주는 소중한 친구를 한 명 얻었다. 요즘의 액취증 사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의사다. 땀 억제 약물 요법, 지방산 형성 막는 산화방지제, 항생제와 방취제 활용, 겨드랑이 털 제거, 피하조직 삭제, 교감신경차단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액취증을 자율신경계의 이상, 혈의 순환 문제로 접근한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기의 흐름이 약해진다. 손발이 차갑게 되고, 땀이 많이 분비된다. 그 과정에서 겨드랑이 냄새가 발생한다. 또 비위(脾胃)가 약해 소화력이 떨어진 경우, 내분비 기능 저하로 기력 소진,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心火)도 진액(津液)을 땀으로 변화시켜 냄새를 일으킨다. 한방 치료는 원인에 따라 심장 강화, 위장 강화, 원기충족 탕약을 처방헌다. 이 같은 처방은 해독, 소염, 발산 작용을 한다. 신진대사를 강화시켜 몸의 자정능력을 키운다. 이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겨드랑이 땀샘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 탕약은 천향산(天香散), 밀타승산(密陀僧散), 오룡환(烏龍丸) 등이다.
또 인체의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침구요법도 좋다. 겨드랑이의 경락을 자극하면 심장이 강화돼 기혈순환이 좋아진다. 액취증은 탕약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 3개월 정도면 증상이 개선된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