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경찰에서 탈세 관련 ‘무혐의’ 판단을 받은 인테리어 업자가 국세청의 과세를 취소해달라는 처분에 조세심판원이 보완조사(재조사) 결정을 내렸다.
경찰에서 무혐의 판단을 내린 만큼 세금을 취소할 만한 명분은 있지만, 다소 돈이 오간 내역이 불투명한 만큼 돌려줄 금액이 얼마인지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인테리어를 하면서 이 회사 실장 직함으로 일하는 B씨 아들 명의 계좌로 공사대금을 받았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A씨가 직원 관련 차명계좌를 이용한 탈세라고 보고 B씨 아들 명의 계좌에 들어간 돈을 은닉소득, A씨는 탈세 주범, B씨는 공범이거나 최소한 방조범이라고 보고 고발 조치를 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B씨와 별개의 사업체로 A씨가 일감을 따는 것 중 부분적으로 프리랜서 B씨가 공사를 맡아 했다는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B씨는 자신이 자기 아들 명의 계좌를 사업용 계좌로 쓴 이유에 대해서 자신이 과거 사업을 한번 망해서 신용이 좋지 않았던 탓에 아들 명의 계좌로 쓰게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고, 경찰은 이를 수용했다.
A씨는 경찰에서 탈세 무혐의 판단을 받자 세금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심판원은 A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국세청에 다시 한번 보완조사를 해볼 것을 결정했다.
심판원은 일단 사업 외형상 A씨와 B씨가 원청회사와 하도급 프리랜서 형태로 이뤄지고, B씨 아들 명의 계좌를 통해 B씨가 담당한 인부들 인건비가 나간 점, A씨 회사의 하도급 업자 일부가 B씨와 함께 일한 점, A씨와 B씨 간 관계가 탈세를 위한 관계인지에 대해서 경찰이 무혐의 판단을 내린 점을 볼 때 A씨 말대로 A씨와 B씨간 각자 사업을 했고, B씨 아들 계좌는 A씨와 무관하게 B씨 개인 사업을 위해 활용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판원은 100% A씨 말을 다 믿기에는 근거가 미약하다고 전했다.
A씨 회사가 B씨 명의로 진행된 공사를 포함해 모든 일감을 총괄 관리한 점, A사 소속 직원이 B씨는 독립적인 프리랜서가 아니라 A씨 소속으로 공사현장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고 진술한 점, A씨 회사 일감 가운데 A씨 회사가 직접 처리한 공사대금보다 하도급업자쪽으로 나간 돈이 더 크고, B씨 아들 계좌의 돈이 현금 인출돼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이 이유다.
심판원은 B씨가 A씨의 탈세를 위해 거짓프리랜서로 일하고 자기 아들 명의 계좌까지 내준 게 아니라 실제 독립적으로 사업을 해서 인테리어 일을 했는지 여부, 그리고 B씨 아들 계좌의 돈 중 실제로 A씨 회사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돈이 있는지 명확히 확인하고 돌려줄 세금이 있는지 안 돌려줄 세금이 있는지 명확히 확인해서 그 결과를 가져 올 것을 국세청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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