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상속세를 낸 이후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패소해 일부 상속재산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 이미 낸 상속세는 어떻게 되나
A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 부친이 유언을 통해 남긴 아파트를 유증받고 이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하였다.
이후 A의 여동생인 B는 A를 상대로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유류분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유류분이란 상속인이 자신이 받을 법정상속지분의 1/2만큼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 소송에서 A는, 이미 아파트 전체를 상속재산으로 보고 상속세를 납부하였는데 B에게 유류분이 인정되면 유류분에 해당하는 만큼의 상속세를 A가 더 낸 것이 되므로 더 낸 상속세만큼의 금액을 유류분에서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A는 유류분이 법에서 정한 권리로 돌려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상속세는 자신이 전부 다 냈기 때문에 더 낸 금액만큼 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2023. 5. 18. 선고 2023나2002112판결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①상속세는 상속을 원인으로 상속인에게 개별적으로 부과되는 조세로써 부과과세방식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므로, 설령 피고가 종전에 납세의무가 확정된 상속세를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조세법령에 의하여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을 국가에 납부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원고들을 대신하여 납부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②유류분권리자가 반환의무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증여 또는 유증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고, 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 관한 민사판결이 확정되어 이를 토대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이 다시 구성되는 과정에서 상속세 과세표준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점,
③유류분반환을 청구하여 반환받은 재산이 소급적으로 망인의 상속재산을 구성하게 되는 경우, 이와 같이 다시 구성된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새롭게 산정‧부과된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하여야 하고, 피고로서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9조 제1항 제1호및 같은 법 시행령 제81조 제2항에 따라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 있은 날부터 6월 이내에 상속세 경정을 청구할 수 있는 점,
④나아가 납세자가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경정청구에 의하여 곧바로 당초의 신고나 부과처분으로 인한 납세의무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고, 과세관청이 이를 받아들여 과세표준 또는 납부세액에 관하여 경정처분을 하여야만 그로 인한 납세의무 확정의 효력이 생기게 되므로,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 확정된 이후에 피고가 이미 납부한 상속세에 대하여 경정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세관청의 과세표준 또는 납부세액에 관한 경정처분 이전까지는 피고에 대한 종전 상속세 부과처분의 효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피고가 종전에 상속세를 납부한 것은 자신의 상속세 납부의무를 이행한 것일 뿐 이를 원고들을 대신하여 상속세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⑤한편, 원고의 입장에서도 유류분반환청구를 통하여 지급받은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납부하여야 하므로, 피고의 상속세 납부로 인하여 그에 상응한 어떠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와 관련하여 상속세에 관한 구체적인 구상금 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구체적인 구상금 청구권이 이미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상속세 경정청구를 통해 해결하라고 하는데…
즉 서울고등법원은 유류분 소송결과에 따라 상속세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고 상속세경정처분이 있기 전까지는 기존의 상속세납부는 자신의 상속세 납부의무를 이행한 것일 뿐 원고를 대신하여 상속세 일부를 납부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유류분 소송에서 구상금청구권이 있음을 들어 상계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 있은 날부터 6월 이내에 상속세 경정을 청구하여 상속세문제를 해결하라는 취지의 판단을 한 것이다.
국세청에서는 상속재산 중 세액 변동이 없는 경우에는 당초납부분을 환급해주지 않아
하지만 상속세납부의무와 관련하여 국세청(서면4팀-259,2005. 2. 17.)에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속세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한 자 또는 제76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속세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을 받은 자로서 피상속인 또는 상속인과 그 외의 제3자와의 분쟁으로 인한 상속회복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같은법 제7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6월 이내에 경정 등의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며, 상속인별로 상속재산가액의 변동이 있는 경우에도 당초 결정한 상속세액의 변동이 없는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51조 제1항에서 규정한 세법에 의하여 환급하여야 할 환급세액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의 비율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고 또한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상속세를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이며, 피상속인의 유증을 받아 상속재산을 취득한 자(‘수유자’라 한다)가 민법 제1115조의 규정에 따른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법정상속인에게 당해 상속재산을 유류분으로 반환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상속세를 경정하는 것이나, 당초 결정한 상속세액(총세액)의 감액 변동이 없는 경우에는 수유자가 당초 납부한 상속세는 환급되지 않는다고 보고있다(재산세과-1467,2009. 7. 17.)
결 론
결국 법원에서는 유류분판결 이후 상속세경정청구를 하라고 하는데, 국세청에서는 총 세액의 변동이 없는 경우 환급해주지 않는 상황이므로, 일단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 있는 날로부터 6월 이내에 상속세경정청구를 통해 총 세액의 변동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총 세액의 변동이 없어 상속세경정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를 다투는 조세소송을 진행해볼 수 있다. 또한 법원의 판결은 유류분반환청구소송 내에서 아직 확정되지 더 낸 상속세만큼을 구상금청구권으로 하여 상계 등의 항변으로 다투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므로 상속인 각자가 내야 할 구체적 상속세을 확정할 수 있게 되면 별도의 소송에서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구상금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어 보인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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