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최근 중국과 일본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짐에 따라 국내외 안팎으로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중국의 저가 철강 밀어내기와 일본 엔저 현상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셈이다.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이 한국과 동남아시아 수출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반덤핑 제소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철강 업계에서는 중국의 물량 공세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데, 2020년 당시 5370만 톤이던 중국의 연간 철강 수출량은 지난해 9030만톤으로 3년만에 68%증가했다. 올해 1분기 중국은 이미 2580만톤의 철강을 수출해 연간 기준으로 1억톤을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중국산 후판 가격은 국산보다 톤당 20만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산의 경우 톤당 90만원 안팎인점을 고려하면 중국산은 22%안팎 저렴하다.
일본 철강의 저가 공세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일본의 달러 대비 엔화 약세가 최근 지속됨에 따라 일본은 엔저를 등에 없고 값싼 철강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 물량은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올 1분기 수입 물량도 228만톤으로 57%에 달했다. 지난해 일본산 철강재 수입 역시 561만톤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관세청의 지난 4월 수출입물량을 살펴봤을 때도 철강은 지난해 동월 대비 26.6%가 증가했다.
미국이 중국 철강에 관세를 기존 7.5%에서 오는 7월부터 25%로 3배 이상 인상할 전망에 따라 세계 주요국가들도 잇따라 중국산 저가 철장재에 관세 장벽 쌓기에 나섰다. 중국산 철강 의존도를 낮춰 자국 철강 업체를 보호하려는 취지인 셈이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데 이어 중남미 국가들도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올리기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칠레, 브라질이 최근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중국산 철강 관세율을 두 배로 올렸고, 콜롬비아도 곧 중국 철강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철강 수입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중남미 철강 업체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렸고 결국 총 1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중국 철강 수입량은 290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62% 급증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국내 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2021년부터 부과하고 있는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연장하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최근 중국·인도네시아·대만산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에 대한 덤핑 방지 관세 부과 종료 시점을 연장하기 위한 재심사를 지난 17일부로 개시했다. 중국의 물량공세 탓에 철강 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져 국내 제철소들의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중국과 일본의 저가 공세에 국내 철강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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