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지난해 7월 CJ 오쇼핑과 CJ E&M을 합병해 야심차게 출범한 CJ ENM의 부도덕한 일들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CJ ENM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허민회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허민회·허민호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하고 부문별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CJ ENM이 최근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일각에서는 각자 대표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허민회 대표는 올해 주총에서 "지난해 CJ ENM은 아주 의미 있는 한해를 보냈다"며 "국내 최고의 콘텐츠 역량과 상품 기획 역량을 갖춘 CJ E&M과 CJ 오쇼핑이 합병해 세계적인 융·복합 콘텐스·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할 초석을 다지는 시간 이었다“고 자평했다.
CJ ENM은 지난 1년간 초석을 다지기는커녕 최근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과장 광고에 대한 징계 등 갖가지 악재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검찰은 5일 CJ ENM 채널 엠넷(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논란에 진위를 가리기 위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음악방송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이하 프듀X)의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달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듀X 방송 조작 의혹은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예상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제기됐다.
프로듀스X 101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 숫자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조작 의혹은 더욱 커졌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에 분노한 팬들은 결국 CJ ENM와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모 언론에 따르면 이번 고소, 고발에는 '프듀X' 시청자 중 260명이 뜻을 모았으며 현재까지 수집된 문자 투표 내역은 378명, 탄원에 동의한 사람은 299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CJ ENM은 지난 3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과장 광고에 따른 징계 처분을 받는 등 그동안 수십 건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의 최근 4년(2014년~2017년 5월)간 주요 홈쇼핑사의 심의의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 CJ오쇼핑은 총 71건(행정지도 포함)의 제재를 받아 최다를 기록했다.
당초 합병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CJ ENM의 당찬 포부는 온데간데없고 초라한 실적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6일 현재 주가는 15만9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인 14만7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1분기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4.2% 감소한 137억원을 기록하며 형편없는 성적표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문화사업 이미지가 강한 CJ 그룹이 경영권 승계 작업 차원에서 CJ ENM를 무리하게 합병시킨 것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현재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는 CJ ENM의 마케팅 부문을 맡고 있으며 아들인 이선호 부장은 CJ 제일제당의 중책을 맡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