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요 카드사들이 머지포인트 할부대금 청구를 잠정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매자의 요청이 일단 받아들여진 셈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 신한,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가 머지포인트 관련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게 해달라며 ‘할부항변권 행사’를 신청한 회원을 대상으로 할부대금 청구를 유예했다.
할부항변권은 신용카드 소지자가 3개월 이상 할부로 20만원 이상 결제했지만, 가맹점이 폐업하거나 정당한 해지 요구를 거절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용카드사에 잔여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카드사들은 머지포인트 사태가 할부항변권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접수를 거부하는 식이였다.
그러다가 일부 이커머스업체가 환불대금을 지불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바꾸자 카드사들도 할부금 청구를 유예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머지포인트 사태가 과거 압구정 ‘투명치과’ 사례와 유사하다고 해석하며 최종적으로 항변권이 수용될 가능성이 작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투명치과 사례란 치아 교정비를 저렴한 가격에 선불로 받았다가 2018년 5월 치료를 중단해 피해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던 것을 말한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투명치과 사건이 할부거래법에 따라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 밝혔고, 카드사들은 이런 의견을 수용해 피해자들에게 잔여 할부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머지포인트 사태에도 과거와 같은 결정이 내려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자체적으로 머지사태가 할부항변권 행사 요건에 충족하는지 검토하면서 동시에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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