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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대법 "지지서명에 가짜이름 쓴 것은 사문서위조 아냐"

원심판결 확정..."지지호소만 담긴 서명부, 형법상 '사문서'에 해당 안돼"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정치인 지지 서명운동에 가짜 이름을 써넣었더라도 사문서위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국민의힘 당원인 김씨는 2022년 2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서명부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315명의 이름을 허위로 적어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다른 당원들과 1만명분의 지지 서명을 모아 발표하려 했으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실제 허위 작성된 서명부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1심은 선거 기간 정치적 서명운동을 한 점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적용해 벌금 100만원을, 서명을 위조한 점에 대해서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를 적용해 별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김씨를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일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작성한 서명부는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적 구호나 지지 호소가 담긴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뿐 어떠한 권리·의무의 변동이나 법률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항 등이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법상 사문서위조의 객체가 되는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문서위조죄로 처벌하려면 해당 문서가 특정한 권리나 의무의 발생·변경·소멸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거나,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통령 후보 지지 서명부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으므로 설령 허위로 만들었더라도 사문서위조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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