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봄은 떠난 자들의 환생으로 자리바꿈하고
제비꽃은 자주색이 의미하는 모든 것으로
하루는 영원의 동의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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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선보인 류시화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 <옹이> 외에 <바람의 찻집에서>, <소면>, <반딧불이>,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등 55편의 미발표작 들을 엮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를 표현했다.
15년 만에 시집을 펴낸 이유에 대해 시인은 서문에서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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