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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2 (월)


코인탈취 피해 미미? …고액체납자는 16억 부동산 내줬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근 국세청이 탈취된 가상자산은 현금화가 어려워 실제 피해는 미미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유출피해가 미미하다는 건 체납징수 현장요원들 실적을 깎겠다는 뜻이 될 수 있으며. 고액체납자가 코인 압류 후 16억 부동산을 국세청에 내준 점을 감안하면 논리는 맞으나, 실질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엑스에 유출된 PRTG 코인은 특정 거래소(MEXC)에서만 상장된 코인으로 거래량이 적어 대량 매매시 가격이 폭락하고, 유출된 코인이 거래소에 입급되는 순간 계정이 동결, 거래 정지된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유출된 PRTG 코인 400만개를 사줄 사람이 없기에 실질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란 취지로 설명했다.

 

언론사들은 27~28일 사이 국세청이 특정 언론사들에 대해서만 보도자료로 배포한 고화질 사진에 국세청이 고액체납자로부터 압류한 코인지갑 니모닉 코드가 노출됐고, 이로 인해 고액체납자 코인지갑에서 PRTG 코인 400만개가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니모닉 코드는 일종의 복구 구문으로 니모닉 코드가 있으면 온라인상에서 전자지갑을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코인지갑에 있는 코인을 빼돌릴 수 있다.

 

언론사들은 피해액이 480만 달러, 우리돈으로 69억원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일단 피해액이 본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유출 및 보도 행위이며, 따라서 유출의 1차적 책임은 니모닉 코드가 있는 고화질 사진을 가림 처리 없이 특정 언론사들에 배포한 국세청, 2차적 책임은 국세청으로부터 해당 고화질 사진을 전달 받고, 이를 확인없이 그대로 보도한 언론사들에게 있다.

 

본 사안의 본질적 문제는 국세청‧언론사들의 과실이며, 유출 피해액은 유출‧보도행위에 뒤따르는 과실 정도 판단을 위한 부차적인 문제다.

 

 

◇ 피해액 축소=미미한 징수실적

 

해당 주장은 압류된 PRTG 코인의 환금성이 낮고, 그러하기에 유출돼도 피해가 미미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당 주장을 100% 수용하면, 국세청이 다른 누구에게 제대로 팔 수도 없는, 환금가치가 미미한 코인을 압류했고, 그걸 큰 실적으로 홍보했다는 뜻이 된다. 


왜 PRTG 코인의 피해 가치가 69억원 상당으로 추정됐냐면, 가장 최근 PRTG 코인 시장가가 1.24달러 정도에서 움직였고, 유출된 코인이 400만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달러 환산을 하면 496만 달러가 나오는데, 매매‧송금 수수료 등을 감안해서 480만 달러로 숫자를 내리고, 원달러 환율도 1430원~1440원대를 감안하면 중간 숫자가 69억원 정도가 나온다. 단순 셈이지만, 어느 정도 용인할 수준이다.

 

물론 조 교수의 주장대로 PRTG 코인 전체 발행량이 1000만개니까 지분 40%를 일시적으로 팔았다가는 대폭락이 발생할 거고, 최근 30일 평균 일일 거래량이 미미해 한국돈으로 수십억대에 달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단기간에 400만개를 판다는 것도 말이 되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는 유가증권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은 1.63~65% 정도지만 그걸 그냥 시장에 내다 팔면 엄청난 손실을 보고 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21조원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거꾸로 생각해보면 특정 코인 지분 40%를 쥐고 있다는 건 적어도 그 코인 내에서는 왕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셈이다. 만에 하나지만, 범인이 특수한 방법을 통해 코인을 은닉한채 환금을 기다리면, 후에 코인붐이 올 때 높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 비트코인마저 숨이 죽은 현재, 코인 거래량이 적으니 가치가 낮다고 일축하다고 주장하기엔 다소 어려운 것이다.

 

 

◇ 수천달러에 불과? 코인지갑 압류에

16억 부동산 근저당권 푼 고액체납자

 

실제 코인지갑이 압류된 후 고액체납자의 행동을 보면, 그 가치가 수천달러에 불과하다는 식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낮아진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체납자는 코인지갑 압류 후 16억 상당의 부동산 근저당권을 풀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해당 고액체납자의 거주지에서 압류한 명품 등의 시세가는 4억원에 불과했다. 적어도 해당 코인은 고액체납자에게 12억원을 훌쩍 넘는 가치가 있었다는 셈이다.

 

체납자 본인이 코인 대주주이기에 국세청에게 장악력이 넘어간 것을 간과할 수 없었을 테고, 이는 대주주로서 불가피한 행동이지만, 애초에 가치란 건 상대적인 것으로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이 시장가치가 된다. 

 

그만큼 가치가 있었기에 국세청이 홍보할 만한 실적이었고, 그 가치를 낮다는 하는 건, 그날 징수에 나섰던 국세청 현장요원들 실적 또한 낮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고액체납자는 국세청으로부터 코인지갑을 돌려받을 줄 알고, 부동산 근저당권을 풀어줬는데, 국세청이 지갑을 잃어버린 상태다.

 

경찰이 지갑을 찾아다주지 않으면, 고액체납자가 국세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거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소송이 걸린다면 소가가 얼마일지는 모르나, 적어도 수천달러는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이것 외에도 여러 근거가 있으나(시가 평가 등), 해당 피해 정도가 낮다라고 단순히 볼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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