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수)

  • 맑음동두천 -11.4℃
  • 맑음강릉 -3.6℃
  • 맑음서울 -8.9℃
  • 맑음대전 -8.0℃
  • 맑음대구 -2.5℃
  • 구름조금울산 -1.5℃
  • 구름많음광주 -4.9℃
  • 맑음부산 -0.4℃
  • 흐림고창 -4.9℃
  • 구름많음제주 1.7℃
  • 맑음강화 -10.0℃
  • 맑음보은 -9.2℃
  • 맑음금산 -7.8℃
  • 흐림강진군 -3.1℃
  • 맑음경주시 -2.9℃
  • -거제 0.2℃
기상청 제공

정책

금융지주회사체제 한국에 맞는 옷인가

IBK기업은행의 모자회사 성공모델은 한국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등록 2014.07.18 13:01:36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과연 글로벌 스탠다드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수년 내에 사라질 제도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금융제도를 변경한 역사를 보면 그 해답은 분명하다.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미국은 법률을 고치고 제도를 손질하여 왔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세계의 금융헤게모니를 잡고 막강한 영향력을 아직까지 행사하고 있는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Citigroup, JP Morgan Chase 은행 등 대형금융그룹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형금융그룹을 쪼개자는 의견도 나오며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은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되고 2001년 우리금융지주회사를 필두로 모든 은행들이 모자회사 모델을 폐기하고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였다. 심지어 한국씨티은행과 SC은행조차도 페이퍼회사에 불과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였다. 모자회사 모델을 고수하며 가장 많이 고심했던 은행이 바로 KB국민은행이었다. 현재까지 모자회사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은 IBK 기업은행이 거의 유일하다.

금융지주회사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가는 만능통치약이 아니다. 2008년 한국은행은 “금융지주회사의 도입효과 분석과 발전방향”을 통해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이후 장점은 커녕 단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대형화도 안 되었고 비은행지주회사의 발전도 이루어지지 못했고 수익증대 및 비용절감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조직체계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안정성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은행지주회사에 대해 비금융자회사 편입 허용, 자회사간 상호지원, 업무위탁, 임직원 겸직 허용, 매트릭스조직 도입을 제안했다.

이후 MB정권 시절 금융지주회사 4대 천왕 회장이 임명되면서 한국은행이 제안한 정책이 그대로 수용되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규제 완화를 추진했고 매트릭스체계 허용, 업무위탁 확대, 임직원 겸직허용 등 모두 도입되었다. 그리고 겸업화 확대와 재벌기업에 의한 비은행지주회사 대형화 추진을 위해 자본시장통합법도 제정하는 등 규제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모두 완료하였다.

자본시장법 제정과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할 당시만 해도 은행산업은 이제 종말을 고하고 증권사가 이름을 바꾼 금융투자회사들이 마치 한국의 대표적 투자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조만간 한국의 대표 투자은행 금융그룹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것이라는 주장이 팽배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2000년 대형금융그룹 탄생을 위해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2007년 8월 자본시장법을 제정하였지만 현재 나타난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2012년 6월 발표한 『금융지주그룹의 시너지 효과에 관한 연구』(박정수, 서정호)에서도 나타나듯 금융회사의 업무 다각화는 은행의 부도위험을 줄여주지만 은행의 이익 및 비용에 관한 초과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여 금융위는 『금융기관에 대한 기업지배구조 모법규준』과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사회의 역할 명문화, CEO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및 CEO 승계관리,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공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여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한국사회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채 이상적 정책이다.

문제는 지주회사체제가 한국의 기업문화와 법률체계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간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당연시 되는 문화를 만들었고 이는 실력보다는 줄서기 조직문화를 키워왔다. 이사회 또한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경영진과 한패가 되어 거수기로 전락하였다. 지주회사와 금융기관의 경영진은 임기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시로 바뀌기도 하여 중장기 경영전략을 짜기도 어려운 구조다.

이것 뿐이 아니다. 지주회사체제를 통한 업무 다각화 및 겸업화는 오랜 기간 동안 금융산업의 기본틀이었던 업권별 법률체제(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를 흔들어 놓았다. 매트릭스체계와 임원겸직은 법인격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는 현행 법률체계를 위배하는 것이다. 또한 노사관계 법률체계에서도 법인격에 따라 노사관계가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자회사의 대표와 노동조합의 대표가 교섭을 해야 하는 현행 법률체계상 지주회사 회장이 자회사 직원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의 결정을 하는 경우 지주회사 회장은 노사관계의 교섭대상이 아니다 보니 자회사에 대한 권한만 행사하고 실질적인 책임도 질 수 없는 기형적 구조이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기형적인 한국의 지주회사체제는 폐기되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지주는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이회사 형태로 만들었다가 비용만 증가하고 효용성이 없어 지금은 폐기한다고 발표하였다. 다만, 한국이 금융지주회사체제 효용을 보기 위해서는 첫째, 정치인과 관료 등의 낙하산 인사 문화가 사라지고 둘째,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적인 지배구조, 즉 노조 및 금융소비자단체 등의 경영참여 정착 셋째, 정보공개와 회계 투명성 확보라는 전제조건이 붙을 때까지 금융지주회사체제는 한국사회에서 득보다는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제도가 한국사회에 정착할 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금융지주회사 모델을 포기하고 제3의 금융그룹 모델을 이미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끼워 넣을 것인가 아니면 한국사회에 맞는 지배구조를 찾을 것인가 기로에 서있다. IBK기업은행의 모자회사 성공모델은 한국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을 것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보름달과 떡볶이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나는 아직도 하늘보다 땅을 먼저 떠올린다. 살던 마을의 흙길, 그 흙냄새, 그리고 흙이 묻은 엄마의 손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에는 늘 엄마의 등이 있었다. 남의 밭에서 품앗이로 파를 캐시던 엄마는 흙 묻은 장갑을 벗을 새도 없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밀며 “먹어라.” 하시던 그 숨결이 지금도 귀에 선하다. 그 안에는 한 개의 보름달 빵이 들어 있었다. 반은 내가 먹고, 반은 집 강아지에게 주며 해맑게 웃던 날들이 있었다. 누나는 자기 몫이 없다며 종종 투덜댔지만, 나는 달콤함에 빠져 그 말도 흘려들었다. 세월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그 빵은 엄마가 간식으로 받은 것 중 스스로 드시지 않고 남겨두신 ‘내 몫’이었다는 사실을. 그걸 알고 난 뒤로 보름달 빵을 쉽게 먹지 못했다. 입에 넣으면 미안함이 먼저 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모양도 조금씩 변한다. 지금은 보름달을 떠올리면 미안함보다도 어머니가 남겨주신 ‘둥근 마음’이 먼저 떠오른다. 그 마음이 나를 오늘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고 생각하면, 보름달은 늘 감사의 모양이다. 어린 시절의 음식은 뭐든지 다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