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과거 대가족 시대에는 3대가 한 집에 살아 부모부양과 자녀양육을 동시에 해결했기 때문에 특별히 노후를 걱정하거나 자녀양육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100세시대는 핵가족 유형이 대부분인 가운데, 저성장, 낮은 취업률, 만혼화 등의 사회·경제 문제들이 겹치며, 노후생활에 부정적인 기생 자녀형, 싱글가정형, 딩크형, 자녀 핵가족형, 근거리 가족형, 독거노인형 등 다양한 신(新)가족유형이 등장하고 있다. 서로가 독립된 생활을 하기 원하는 사회에서 철저한 노후대비가 없다면 사랑하는 가족이 원망의 대상으로 변모할 수 있다.
먼저 배우자부터 챙겨보자. 100세시대의 노후설계는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 등 자신과 노후를 함께해야 하는 ‘가족의 수명’까지 고려해 노후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가족수명’은 가족구성원을 2인 이상 유지할 수 있는 기간(배우자와의 이별이나 사별로 혼자가 되는 시점 이전까지의 기간)으로 자신 뿐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의 수명까지 고려해 노후기간을 따져보아야 한다.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할 때 여성의 생존 기간이 남성보다 4년 정도 길고, 대체로 남성 배우자가 여성배우자보다 연령이 높아 남편과 사별 후 여성이 홀로 지낼 확률이 높다. 연상연하의 부부가 아니라면 나이 차가 클수록 건강관리 및 노후자금마련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날로 늘어나는 황혼이혼도 조심해야 한다. 좋은 가족관계 형성은 부부의 신혼시절을 시작으로 자녀의 성장기·독립기, 배우자의 은퇴기까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감정의 교류로 만들어지는 만큼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최근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원인 역시 부부가 오랜 기간을 함께 하며 발생한 갈등을 바로 풀지 못하고 쌓다 황혼에 폭발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평소 따뜻한 부부 사이를 잘 유지해 나쁜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자녀를 고려한 노후설계를 살펴보자.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자녀양육으로 정작 자신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자녀가 독립하기 이전에는 무리한 교육비 지출을 삼가고, 독립한 후에는 결혼자금, 사업자금, 생활비 지원 등으로 부부의 노후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확실한 선을 그어 두어야 한다.
재정적인 부분 외에 정서적인 부분도 챙기자. 흔히 은퇴 후에는 자녀가 성장해 독립한 후 부모의 역할이 줄어들며 얻게 되는 ‘상실감’, 은퇴로 가정 내 경제권을 내려놓은 후 밀려오는 ‘무력감’, 바쁜 사회생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대가로 얻게 된 ‘소외감’으로 우울한 노후생활을 맞게 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은퇴자를 대상으로 정서 및 사회적 걱정거리를 조사한 결과, 역할 상실로 인한 무력감(40.8%), 본인이나 배우자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29.1%), 가족과의 관계 변화로 인한 소외감(20.8%) 등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 긍정적인 마음과 실질적인 대책마련으로 활기찬 노후생활을 만들어야 한다. 배우자와 자녀와의 대화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후에 자녀와 부모의 좋은 관계를 위해 중요한 것은 “자주 연락하고 방문하는 것”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가족수명을 고려한 노후자금 설계 외 가족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서적인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행복한 노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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