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국세청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미뤄진 대한항공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사정기관과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중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을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에 파견하여 3개월간의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0년 5월 이후 만 6년만이다. 최근에는 조종사 노조의 임금협상 문제로 조종사들이 파업까지 불사하며 회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겹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5년마다 정기 세무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지난 2014년 12월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지난해 받았어야 할 세무조사를 6년 만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에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열고 "내부로부터의 정상화가 불가능한 지금, 국가 권력의 엄정한 조사를 통해 대한항공의 부도덕한 경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시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실제 국세청 세무조사는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명백한 경우나 자체 분석을 통해 세금 누락이 있는 경우에만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세무전문가들은 대한항공에 대한 세무조사가 정기세무조사 성격을 띠고 있지만 조종사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각종 의혹 등을 종합해 볼 때 조사 수위는 생각보다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평창동 자택공사를 진행하면서 약 30억원 상당의 비용을 영종도 호텔 신축공사에 전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 “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간매출 11조7319억원, 영업익 1조1208억원, 당기순손실 556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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