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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성희 회장 취임 3개월]농협중앙회 친정체제 구축...‘논공행상’의 민낯

농협에 어른거리는 적폐청산의 그림자
‘경기-TK’공동 정권 아래 논공행상 치열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올해 1월 31일에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조합장이 당선돼 24대 중앙회장으로 취임한지 3개월이 됐다. 지난 선거의 화두는 사상 처음으로 경기권에서 중앙회장을 배출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경기-TK’ 공동정권에 가깝다.

 

농협 안팎에서는 TK 기반의 최원병 전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영남의 힘을 결집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성희 현 회장은 최 전 회장의 최측근 가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성희 현 회장이 농협의 실질적인 2인자 포지션인 감사위원장 직을 7년 이상 수행하며 최 전 회장을 보좌했던 이력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원병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교(동지상고) 후배로 MB 정권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농협중앙회는 지금 승리의 자리를 나누는 논공행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리 쪼개기의 기본 방향은 경기와 영남이 약진하는 가운데 호남이 퇴조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으로는 캠프 공신으로 평가받는 인사들이 대거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승봉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농민신문사 사장으로 영전했으며, 최광수 전 경기영업본부장은 차기 NH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내정되었다. 또한, 조현선 전 경기 안성 고삼농협조합장은 농협파트너스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였다. 농협중앙회장이 선거로 뽑는 선출직인 점을 감안하면 선거 이후에 이루어지는 논공행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경기와 TK 출신 인사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식 상호금융 대표이사,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 상무, 김인태 NH금융지주 부사장 등 농협의 요직들이 경기와 영남권 인사를 중심으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호남 출신인 김병원 전 중앙회장 시절에는 호남 편중 인사 문제로 구설이 끊이지 않았으나, 이성희 현 회장 아래에서는 경기-TK 편중 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농협 내에서는 정규 조직개편이 시행되는 연말 전후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 내부의 인사는 수장이 바뀔 때마다 주도세력을 교체하는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외부 낙하산 인사에 있다.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이 농협의 상아탑인 농협대학 신임 총장으로 임명되었는데, 농협 안팎에서는 농협이 왜 이처럼 무리한 인사를 단행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최상목 농협대학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제1차관 등의 요직을 거친 인사로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최 총장(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미르재단 설립과정에서 안종범 전 수석과 함께 재계와 청와대를 잇는 딜리버리 맨으로 활약한 바 있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미르재단’ 설립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재단설립 관련 회의에 참석해 재단설립 절차, 기업 출연금 약정 등 주요 업무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

 

최상목 전 비서관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헌재 변론에서 재단설립 및 기금모금 관련 증인으로도 채택되었으나 불출석한 바 있다. 물론, 안종범 전 수석은 법정 구속되었으나, 최 전 비서관은 사법적 판단을 피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목 농협대학 총장은 최순실 부역자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상목 농협대학 총장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의 정체성에 있다. 농협이 굳이 현 정부의 시대정신인 적폐청산의 중심에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농협 조직의 평판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임직원들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일각에서는 평생 경제 관료의 길을 걸어온 인사가 어떻게 협동조합 이념을 바로 세우고 교육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 조합원들이다. 농협은 조합원을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고 농협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존립 목적인 농업·농촌의 재건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의 농업·농촌은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비상시국에 놓여있다. 이러한 때에 합리성과 효율성이 결여된 조직과 인사에 집착하는 농협중앙회장의 볼썽사나운 행태가 도마에 오르면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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