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사상 초유의 부채를 안아 변재불능 지경에 빠진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파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5부(전대규 부장판사)는 17일 1조 7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에 파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라임자산운용)의 자산은 임직원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추가해도 190여억원에 불과한 반면 미확정채무를 포함한 실제 부채는 5200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부채가 자산을 수십 배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인(예금보험공사)은 청산인으로서 채무자에 대해 파산을 신청할 자격이 있고, 채무자에게는 지급불능 또는 부채초과의 파산원인 사실이 있어 채무자에 대해 파산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파산관재인은 예금보험공사가 맡는다. 이에 따라 이들 라임자산운용의 재산에 관한 관리처분 권한은 예금보험공사가 갖는다. 채권자는 4월 21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을 신고할 수 있고, 채권자 집회는 5월 19일 열린다.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하다가 부실이 발생했다.
이후 2019년 7월 부실관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했고,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가운데 173개가 상환 또는 환매가 연기되면서 1조7천억원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필 전 부사장과 원종준 전 대표 등 경영진은 펀드 부실을 감추고 투자금을 계속 유치하는 등 펀드를 판매·운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2심 재판 중이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이 '배후'로 지목한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행방이 묘연하다.
국내 헤지펀드 업계에서 운용자산 기준으로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은 설립 8년여 만인 2020년 12월 등록이 취소됐다.
법원의 파산 결정이 환매 중단으로 피해를 본 라임펀드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0∼2021년,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상품 종류와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원금 전액' 또는 '40~80%'의 배상 비율을 권고했다. 금감원의 조정안을 거부하는 투자자는 판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했던 펀드 총 215개는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교운용사(배드뱅크)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인계됐다. 웰브릿지자산운용은 환매 중단 펀드와 정상 펀드를 넘겨받아 투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