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나홍선 기자)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동시에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50%’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에 적극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특히 10일 김성우 홍보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으로 향후 65년간 미래 세대가 추가 부담해야 할 세금 부담만 1702조원에 달한다‘고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은 청와대가 극단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소득대체율 인상을 ‘세금폭탄’으로 평가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야당은 “청와대가 말도 안되는 수치로 국민과 정치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 수석은 브리핑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일 경우 향후 65년간 추가 부담해야 할 세금이 1702조원으로 연평균 26조원에 달한다”며 “세금 부담 없이 보험료율을 상향해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하려면 내년 한 해에만 34조5000억원,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209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이어 일부 정치권의 주장처럼 보험료를 1%를 올린다면, 미래세대는 재앙에 가까운 부담을 지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우리 아들 딸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국민연금 보험료로만 소득의 사분의 일인 25.3%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김 수석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 수석이 ‘2013년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인용하면서도 그 수치를 극단적으로 인용해 위기의식을 높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즉, 청와대가 주장하는 ‘향후 65년간 추가 세금 부담 1702조원’은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인 9%를 전혀 조정하지 않고 소득대체율만 40%에서 50%로 높였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결과 2016년부터 2080년까지 연금 지급을 위해 필요한 추가 재원을 누적 계산해 1702조원이라고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청와대가 주장하는 1702조원은 2056년 기금 소진 후 2080년까지 연금 지급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돈”이라며 “청와대의 세금폭탄 주장은 보험료는 전혀 올리지 않고 대신 추가로 필요한 돈을 세금으로 충당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도 공적연금제도가 보통 20% 수준인데 이런 사실은 전혀 알리지 않고 대신 보험료 인상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엄청난 비용 운운하는 것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 역시 이같은 청와대의 발표에 비판적인 입장이 지배적이다.
한 매체에서는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로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는 ‘사회보험’이며, 국가의 재정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가 아닌데도 청와대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6.69%로 올린다는 가정 하에 내년 한 해에만 34조5000억원, 1인당 209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발언은 극단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보험료율 16.69%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2100년 이후까지 기금이 소진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율로, 국가재정에서 투입되는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전제에서 기금 소진 시기를 오히려 40년 이상 늦추는 대신 보험료율을 7.69%나 급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야당 역시 이같은 청와대의 주장이 극단적이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맹렬히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가 뻥튀기 자료와 세금 폭탄론을 꺼내 국민을 협박하는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민련은 또 “청와대가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하고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청와대의 세금폭탄론에 대해서는 여당 역시 비판 입장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세금폭탄’ 주장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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