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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미현의 세무 인사이트] ‘국내 미등록 특허’에도 원천징수 의무 인정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국제조세에서의 실질과세원칙 강화'

 

(조세금융신문=법무법인 린 설미현 변호사)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5.9.18. 선고 2021두59908 판결)에서 대법원은 외국 법인이 보유한 국내 미등록 특허기술을 사용하여 제조 및 수출을 한 국내 기업이 외국 법인에 지급한 금원에 대하여 사용료로서 국내 원천소득으로 보아야 한다며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당 판결은 기존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되어 왔던 종전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 판결은 특허권의 효력범위인 ‘속지주의’ 원칙보다는 국내 세법에 기초하여 한·미 조세협약의 ‘특허의 사용’ 규정을 해석한 것으로, 한편으로는 국제조세 측면에서 보면 조세법상의 ‘실질과세 원칙’을 중시하는 조세법 해석의 원칙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판결로 보인다.

 

종전 원천징수 의무 부정의 논거

종전 대법원은 한·미 조세협약의 문언에 기초하여 ‘특허의 사용’을 특허기술 자체의 사용보다는 특허권 자체의 사용으로 해석하였다. 특허법상의 속지주의라는 대원칙 하에서 사용되는 국가에서 특허받지 않은 기술은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사용료 자체를 관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2012두18356, 2018두36592 판결 참조)

 

새로운 판례에서의 변화된 관점

이번 판결에서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권리의 효력 발생지와 기술의 사용지는 별개”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특허의 등록 여부는 법적 효력의 문제일 뿐이며, 기술이 국내 제조·판매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는 국내에서 발생한 경제적 이익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미 조세협약 제6조 및 제12조가 정한 ‘사용료(royalty) 원천지’ 판단에서, 기술 사용지(location of use)를 기준으로 삼는 OECD 모델 조세조약(Article 12) 주석과도 궤를 같이 한다. 즉, 세법상 과세는 권리의 형식이 아니라 기술의 경제적 사용실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국제적 해석에 보다 부합하는 결론이라 할 것이다.

 

변화된 관점이 보여주는 시사점

결국 과세의 초점은 ‘권리의 법적 효력’이 아니라 ‘기술의 경제적·실질적 사용’으로 이동하였다. 이는 세법이 점차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중시하는 추세로 옮겨감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흐름이 국제조세 측면에서도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대법원은 조세회피 목적의 거래 등에 대하여 실질귀속자와 경제적 실체 중심의 과세를 강화하는 추세다.

 

대법원 판례 변경에 대한 평가 및 기업의 대응 방향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국내 미등록이므로 비과세”라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기술이 국내 제조·판매 과정에서 사용되었는지, 사용료가 실질 사용량에 비례하는지, 지급 상대방이 수익적 소유자인지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이는 원천세 관리체계의 전면적 재정비를 요구한다.

 

이번 판례 변경으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여 과세형평성을 제고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소급과세의 가능성과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판례는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신뢰보호 원칙과 충돌할 여지를 남긴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법적 안정성보다는 조세정의 실현을 우선으로 한 것이다.

 

결론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사건의 결론이 아니라, 세법이 형식적 명의·등록 여부를 떠나 ‘실질적 사용’과 ‘경제적 귀속’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선언하는 분기점이 되는 판결로 보인다.

 

단순히 특허 사용료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조세법 전반에서 “실질과세원칙(Principle of Substance over Form)”이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을 보여준다 할 것이다. 디지털 경제, 무형자산, 플랫폼 거래가 확산되면서 형식적 소유 명의나 등록 여부만으로는 과세 형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미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이전가격 과세지침」 등에서 실질귀속자 판단, 거래의 실질 분석, 국내 사용분 산출을 과세기준으로 삼고 있다.

 

향후 과세당국은 경과조치를 명확히 하고, 납세자가 예측 가능한 판단기준을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납세자는 기술사용지 입증자료의 확보, 라이선스 계약서상 지역의 특정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겠다.

 

[프로필] 설미현 (유)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

·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변호사시험(2회) 합격

· 국세청 개인납세국,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등 근무

· 2025년 3월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
 

 

[주요 저서 및 활동]

· 국제조세 분야 박사학위 
· 조세·국제조세 관련 신문 칼럼 및 전문지 기고 (한국경제, 조세금융신문 등)
· 국세청 과세사례, 조세심판원·행정법원 판례 분석
· 기업 경영자·전문가 대상 세무조사 대응, 불복 절차 강의
· 국제조세·디지털세·가상자산 과세 관련 학술 세미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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