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회의원들에게 국세청의 부실한 체납정리 실적은 국세청 국정감사 단골 메뉴다.
주로 정리보류나 시효완성으로 인한 국세채권 소멸을 지적하는데, 정작 국세 체납관리단 인력 증원에 대해 일부 야당 의원들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2024년 국세청 국정감사 관련하여 2023년 정리보류 금액은 8조7961억원, 국세 징수권 시효가 만료돼 걷지 못한 세금도 최근 10년간 9조857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같은 시기 서울·중부·인천국세청 정리보류액이 60조7000억원에 달한다며, 국세청 본부에 지방국세청 체납징수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체납세금은 시한부 채권으로 통상 5년 정도면 자동소멸된다. 국세청은 체납 징수 인력의 한계로 좀 거두기 어려운 체납세금은 정리보류로 두다가 정말 거둘 가능성이 없는 세금은 시효완성으로 소멸시킨다.
체납자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데, 계속 채권으로 쥐고 있으면 신용불량자로 제대로된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해외 주요국은 체납세금 소멸만이 아니라 민간 채무도 일정기간 후에는 소액에 한해 소멸을 허용하는 채무탕감제도를 두고 있다.
국세 체납관리단은 본질은 체납세금을 징수지만, 업무 상당수는 체납세금에 대한 채무탕감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 국세 체납관리단=소상공인‧자영업자 신용회복 구제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주로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경기 영향이 작지 않다. 그래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소액채무를 탕감해줘서 경제적 재기를 할 수 있는 배드뱅크 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코로나 19 당시 더욱 강력한 구제제도를 가동하기도 했다. 미국은 대출금을 적격용도에 사용할 경우 대출금 전액을 탕감하는 급여보호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고, 소기업 채무경감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가 대출금 일부를 대신 상환해주기도 했다.
한국은 코로나19 때, 저리 대출로 대응하다가 이자 탕감을 추진하다가 여론으로부터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며 지적을 받아야 했다.
코로나 19가 한참 지난 2025년 하반기에서야 한국도 배드뱅크(새도약기금) 제도를 가동하긴 했다. 이에 대해 여당과 언론은 빚탕감 정책이라며, 여지없이 정부 비판 수위를 높여갔다.
물론 빚을 지고도 안 갚는다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은 일견 타당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빚을 지고, 신용불능자로 남아 있는 기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경제적으로 손실이며, 차라리 소액은 탕감하고, 제대로 된 경제적 기능을 하도록 돕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 역시 매우 자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국세 채권이 발목을 잡았다.
채무불이행을 하는 폐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자연스럽게 세금 체납도 하게 되는데, 이 경우 이 배드뱅크로 구제받아도, 정작 체납세금이 남아 있으면 신용불량자에서 회복될 수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서류상 재무 상황만 보고 국세 채권을 탕감해주면, 자칫 돈이 실제 있는데, 없는 척하는 나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될 수 있으니, 현장 확인을 통해 탕감 근거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국세 체납관리단의 명분으로 체납액 징수를 내걸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복지 시스템 연계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 요즘 폐업 소상공인들이 살만해 보이세요?
이번 전쟁 추경과 관련된 국세 체납관리단 증원 이슈의 핵심은 ‘왜 지금, 이 시기에 증원해야 하느냐’이다.
지난 3월 한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07.0으로 전월 대비 5.1p 급락했다.
지난 4월 6일 AMRO(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는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2.3%로 올렸고, 지난 3월 OECD는 1.8%에서 2.7%, 씨티은행과 JP모건은 1.9%에서 2.6%로 죄다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물가상승률만 3%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유는 하나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다.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 고환율의 공포가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가계부채 부담을 늘릴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국세 체납관리단 2500명이 과도하다는 질의와 동시에 현 시점에서 500명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체납자들을 과연 적기에 구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동시에 제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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