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조창용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사건의 첫 심리가 3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다.
성년후견인제는 치매 등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가능한 법률행위의 범위를 정하고 후견인을 정해 대리권을 행사하게 한 제도로써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유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롯데그룹 소송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청구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했고 심리에는 당사자와 직계가족의 찬반 의견을 점검할 예정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개 지지를 받은 바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총괄회장을 이용해 분쟁을 초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은 성년후견 개시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만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결국 성년후견 개시에 있어 최대 관건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 상태에 대해 의사의 감정을 거쳐 성년후견인 지정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성년후견인제가 받아들여진다.
신 총괄회장 본인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의사 등이 출장을 통해 직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민법은 법원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할 때 피성년후견인의 의사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재판부는 피성년후견인이 될 신 총괄회장의 진술도 확인해야 한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본인의 상태가 제일 중요하며, 그가 성년후견을 받을 필요가 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3일 열릴 성년후견인 첫 심리에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다.
2일 롯데그룹과 SDJ 등에 따르면 신격호 회장은 오는 3일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리는 성년후견인 지정 첫 심리에 불참한다.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SDJ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법무법인 양헌에서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신청인 신씨는 오빠인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족 분쟁을 끝내기 위해서 법원이 성년후견인을 세워 권리를 대신해 달라는 취지다.
첫 심리에서 신씨는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인이 필요한 이유 등을 진술하고, 신 총괄회장 대리인에게는 성년후견인 지정에 대한 동의여부와 정신건강 상태를 직·간접적으로 판단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청인 신씨는 후견인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62) SDJ 코퍼레이션 회장,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자녀들을 지목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하츠코 여사와 장남인 신동주 회장은 일본에 머물고 있다. 롯데그룹과 관련된 신동빈 회장, 신영자 이사장, 신유미 고문 등은 업무상 대리인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평소 왕래가 없는 여동생이 이번 성년후견심판을 신청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신청에는 배경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사건을 가사20단독(김성우 판사)에 배당했다. 성년후견인 전담 재판부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의사결정능력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성년후견인 지정을 검토, 결정하게 된다.
통상 성년후견인 지정까지 3~6개월이 소요되지만 관심이 주목되는 사건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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