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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은퇴칼럼] 퇴직자의 시간 활용법

(조세금융신문=손성동 연금과 은퇴 포럼 대표) 퇴직자들이 느끼는 첫 번째 좋은 감정은 뭘까? 바로 자유시
간이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 일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 하고 싶은 것 맘대로 할 수 있으니 좋다.


이렇듯 시간은 퇴직자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후일을 기약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을 함부로 다루면 시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게 시간의 룰이다.


퇴직자들이 시간의 룰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퇴직 후 시간의 크기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시간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퇴직자들이 임의로 활용할 수 있는 가용시간의 크기다. 가용시간은 퇴직 후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총시간에 서 수명ㆍ식사ㆍ개인유지 등 필수시간과 침상에 누워 지내는 와병시간을 뺀 것을 말한다.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총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필수 시간이 49.5%, 와병시간이 1.7%, 가용시간이 48.8%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퇴직자의 가용시간은 퇴직시점과 사망시점에 따라 다르다. 50세에 퇴직하여 90세에 사망하는 사람의 가용시간은 17만 995시간이다. 이를 한국인의 연간 노동시간(2163h)으로 환산해 연수로 계산하면 79.1년이 된다.


이는 50세에 퇴직하여 90세에 사망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현역시절 일하는 기간에 비유하면 79.1년에 달한다는 뜻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인생 100세 시대에 70세 이전에 은퇴를 하면 시간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은퇴는 70대 이후로 미뤄야 한다. 100세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현실이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퇴직자의 후반인생이 달렸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 퇴직자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퇴직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없어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고령자들의 여가시간 활용방법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는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2015.10, 은퇴후 110,000시간)에 의하면, 60세 이상 고령자들은 가용시간의 60% 정도를 가사노동과 경제활동 등 일에 배분하고 나머지 40% 정도를 여가에 활용하고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가활동은 TV시청이다. 가용시간의 약 3분의 1을 TV시청에 할애하고 있으며, 이를 일로 환산하면 1383일, 연으로는 3.8년에 해당한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시간은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고 말했다. 대기 중의 수분이 강철을 부식시켜버리듯 이 시간은 인간을 용해시켜 버린다. 적극적인 활동을 등한시 한 채 소파에 누워 리모컨으로 TV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다보면 가족·친구·사회 관계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용해되어 버린다.


이처럼 퇴직 후의 시간이 늪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시작하면 퇴직자는 망망대해의 일엽편주처럼 외로움의 포로가 되어 쓸쓸한 말년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더 빨리 빨려 들어가듯이 소파에서 몸부림치면 칠수록 관계망의 용해 속도는 빨라진다.


반대로 퇴직 후의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 프랭클린의 말처럼 시간이 돈으로 바뀔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친구·사회와의 관계망이 촘촘하고 강해지면서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럴 경우 퇴직은 그야말로 인생의 마라톤에서 잠시 쉬어가는 쉼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쉼터에서 샘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고, 에너지를 재충전해 새로운 도전의 길을 닦을 수 있다. 퇴직 이후 시간의 바다를 늪이 아니라 쉼터의 샘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 단위로 활동 계획표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계획표에는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 홀로 집에서 할 일, 사회활동, 재출발을 위한 인생계획 등 다양한 메뉴가 들어간다.


그렇다고 초등학생의 방학 생활계획표나 수험생의 일일 생활계획표처럼 타이트할 필요는 없다. 퇴직자의 시간은 여유로울 필요가 있다. 주 단위 계획표를 만들면 여유로우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리모컨을 벗 삼아 TV와 노는 일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둘째, 온-오프 관계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1인 가구와 나 홀로 족이 대세라고 해도 나 혼자 엄청난 시간을 헤쳐 가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꼴이다.


사회적 고립을 피하고,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희망이 있는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사회적 관계망 형성이 필수다. 무엇이든 좋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살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블로그 등 SNS 채널에 동참해보자.


소일거리가 생겨서 좋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어 좋고, 생면부지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어 좋고, 잘 하면 돈을 벌수 있어 좋고, 가족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일석오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나이 많다고 포기하면 어쩔 수 없는 노인으로 취급받을 뿐이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각종 단체 중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곳을 골라 오프라인 관계망을 형성하자. 그러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도 있다.


셋째, 공부를 해야 한다. 고3 수험생으로 돌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정신운동을 위해, 경제활동 전선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각종 시니어 단체 교육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이 어학교육이다. 외국어를 배워 뭘 하겠다는 것보다는 단어를 외우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속설 때문이다.


굳이 외국어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파고드는 공부가 필요하다. 그 내용을 SNS에 올려 다른 사람의 반응을 엿보고, 이것이 쌓이면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돈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공부습관은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주춧돌이다.



[손성동 프로필]

• 연금과 은퇴 포럼 대표
• ‘꿈꾸는 은퇴와 연금’ 블로그 (blog.naver.com/ssdks6519) 운영
• 전) 삼성금융연구소
• 전)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 전) 미래에셋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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