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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8 (수)


[전문가 칼럼] 교통사고 후 마음불안 ‘심화(心火)’, ‘치자(梔子)’로 식힌다

(조세금융신문=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교통사고 후유증은 단순히 물리적 충격에 의한 근골격계 손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안면 홍조, 흉부 압박감, 급성 불면, 예민 반응 등 정서적 불안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강한 외부 타격으로 기혈 순환이 차단돼 발생하는 ‘기울(氣鬱)’과 그 정체된 에너지가 병리적인 마찰을 일으켜 상부로 치솟는 ‘심화(心火)’ 탓이다. 해소되지 못한 사고 충격이 ‘병리적 열(熱)’로 변이되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상태다.

 

이때 지나치게 항진된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염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처방되는 약재 중 하나가 치자(梔子)다. 꼭두서니과 식물의 열매를 건조한 치자는 열을 내리고 답답함을 없애는 사화제번(瀉火除煩)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 등의 고전 의서에서는 치자가 “심장과 폐의 열을 사(瀉)한다”고 기록돼 있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지나치게 분비된 카테콜아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뇌의 상태를 진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치자의 주요 성분인 게니포사이드(Geniposide)는 항염증, 항산화 작용을 한다. 사고 직후 인체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 돼 염증 수치가 상승한다. 이때 치자는 열성 반응을 하강시켜 소변으로 배출하는 소설(疏泄) 작용을 돕는다. 실제 임상에서는 황련, 황금 등과 배합되어 황련해독탕 등의 처방으로 많이 쓰인다. 이 처방은 혈관 내 미세 염증을 줄이고, 상부로 쏠린 혈류 정체를 개선한다. 그 결과 상열감, 안구 충혈, 두통 등의 후유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킨다.

 

치자는 약용뿐만 아니라 천연 염료로서의 가치도 높았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 의복이나 종교적 의례용 직물을 물들이는 데 사용되었다. 옛사람들에게 치자의 맑은 황색이 지닌 심리적 정화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약재가 지닌 ‘정신 안착’의 효능과 일치한다. 전통시대 의원들은 치자의 냉성(冷性) 성질이 환자의 혈액을 맑게 하고, 탁해진 정신을 정화한다고 믿었다. 이는 약과 음식, 그리고 문화적 상징이 결합된 동아시아 의학의 입체적 치유관을 보여준다.

 

치자는 교통사고라는 거센 타격이 남긴 ‘심신 과부하’를 식혀주는 소방수 역할을 수행한다. 사고 후 가슴 답답함이나 상열감이 지속된다면, 이는 신체가 보내는 내부 과열의 신호다. 이때 치자를 통해 울체된 열기(熱氣)를 소통시키고 신경계의 항상성을 회복하면 후유증의 만성화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프로필] 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現) 대한고금의학회장

•前) 대전한의사회부회장

•前) 대전대 한의예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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