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순이익 하락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통상 보다 조사기간을 연장하는 추세여서 자칫 세무조사가 연장될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통신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난달 21일부터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SK브로드밴드가 일감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실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재무건전성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이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11년 기준 계열사별 내부거래 비중도 3사 평균 90%가 넘어 일감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자 자회사를 인수했다는 설이 불거진 바 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2012년 인수한 브로드밴드 D&M,브로드밴드CS 등 3개 자회사의 부실 때문에 재무건전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3개 자회사는 인수당시부터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10년 3개 자회사의 총 적자규모는 총 600억원, 2011년에는 330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상반기 부실 자회사 인수 합병 후유증으로 이자비율 등의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 우려를 받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2분기에도 번 돈으로 이자를 갚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의 이자보상비율은 0.94로 기준값인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즉 이자 지급할 자금도 모자라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3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거의 반토막(45.3%) 난데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89.1% 감소한 6억원에 불과해 감소폭이 더 커졌다.
SK브로드밴드는 차입금과 파생금융부채가 전년동기대비 각각 3배, 5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2분기까지의 차입금은 전년 동기대비 319% 증가한 940억원을 기록했고, 파생금융부채는 582% 증가한 172억원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부문에 대해서도 정당하게 사용됐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가입자 기반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꼽았다.
따라서 국세청 세무조사는 그 결과에 따라 가뜩이나 경영여건이 어려운 SK브로드밴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수감 중인 상황에서 자칫 세무조사로 인해 기업 경영에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도 극도로 회피하는 분위기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지난 7월 21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했다”며 “이번 세무조사는 5년 전 받은 세무조사에 이은 정기 세무조사로 특별한 목적을 갖고 진행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답변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무조사는 최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저조한 상황과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받는 만큼 SK브로드밴드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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