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또 한해가 저물어간다. 인사철이 다가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두가 좋은 자리에 갈 수 없고, 모두가 승진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기뻐하고, 누군가는 실망하는 것이 인사다.
그러나 누군가 공정성을 말하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어색해진다. 정의로우냐는 질문까지 나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사람을 쓰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기관의 권한이 크고, 구성원 수가 적으며, 각 구성원 간 편차가 작다면, 순번대로 발탁하는 것이 분열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 기획재정부나 일본의 재무성이 그렇다.
하지만 국세청은 기재부나 재무성과 다르다.
기재부는 5급 행정고시 출신이 과반이며, 재무성은 도쿄대 출신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국세청은 행정고시, 7급공채, 8급특채, 9급공채, 대학·지역 등 다양한 성분이 얽혀 있다. 조직 특성도 기획부처인 기재부 등과 달리 국세청은 집행기관이다.
이런 상황에서 쿼터를 정해 순번대로 발탁하는 것은 얼핏 중립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자칫 노력 대비 보상이 적어 번 아웃만 앓게 할 수 있다.
인사는 강한 문제의식과 책임감, 이를 뒷받침한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는 과정이지 순번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세청 수뇌부는 교묘해지는 탈세 수법, 어려워지는 경제상황, 내부 혁신을 외칠 때마다 항상 유대감을 강조해왔다. ‘함께’라는 유대감은 공정하다는 믿음이 지켜질 때 나온다. 연말 인사, 그 이후의 인사에서도 그 가치와 믿음을 지켜낼 것이란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