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목)

  • 맑음동두천 -12.4℃
  • 맑음강릉 -4.4℃
  • 맑음서울 -8.7℃
  • 구름많음대전 -6.9℃
  • 맑음대구 -2.9℃
  • 맑음울산 -3.6℃
  • 구름많음광주 -4.7℃
  • 맑음부산 -2.8℃
  • 흐림고창 -6.1℃
  • 구름조금제주 0.8℃
  • 맑음강화 -10.7℃
  • 흐림보은 -9.2℃
  • 흐림금산 -9.4℃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2.8℃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2019 국세행정포럼] ‘단순화·강조’ 행동과학 접목했더니…납세자 호응 ‘급증’

나열형 안내문→간결화·강조 전환 시 회신율 2배 이상
대화형 신고 기능 도입 필요…미리채움 임대소득신고로 확대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단순화·강조 등 행동과학 기법을 이용할 경우 납세자 친화적 국세행정의 효과성이 높아진다는 연구사례가 보고됐다.

 

홍성훈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국세행정포럼’에서 ‘행동과학을 활용한 납세자 친화적 국세행정 구현방안’을 발표했다.

 

홍 연구위원은 ”납세자는 신고・납부과정에서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행동과학을 활용하면 국세행정을 납세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과학이란 사람의 의사결정에 있어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인지적, 사회적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는 사회과학분야다.

 

사람은 행동을 위한 관련 정보가 주어지지 않거나, 주어진다고 해도 완전한 활용이 어렵기에 제한된 정보와 직관, 경험 등을 활용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모든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인지처리 능력을 초과하기에 최적의 선택보다 간단한 문제해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참고할 수 있는 최초의 추정치 정보가 제공되면 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고, 한번 내린 선택은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홍 연구위원은 이러한 사람의 행동성향을 분석해 국세행정에 접목한 해외사례를 소개했다.

 

캐나다의 경우 비과세 저축계좌의 한도 초과를 방지하기 위해 안내문에 사회규범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넣거나 이해하기 편리하도록 단순화・간소화 정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저축계좌 한도를 넘기는 일이 줄어들었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불완전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소비자 보상 안내문 회신율을 올리기 위해 복잡하고 불분명한 종전 안내문을 중요한 문구는 더 두드러진 기호로 강조하거나, 본문을 간결하게 변경했다.

 

강조 안내문은 종전 나열형 안내문에 비해 회신율이 2.5배, 간결 안내문은 2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 연구위원은 국세청 홈택스의 메뉴 구성을 더욱 단순하고 명확하게 구성하고, 기능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면 납세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홈택스를 처음 이용하거나 일 년에 한 두 번 이용하는 납세자를 위해 나열형 메뉴구성 대신 이용목적에 맞춰 메뉴를 재구성하는 식이다.

 

홍 연구위원은 ”납세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부각되고 납세서비스가 단순화될수록 자발적인 성실납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도 주택임대소득 과세의 경우 처음 신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정보를 모두 주기보다는 선별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단계적으로 제시하는 방안이 나왔다.

 

이를 위한 과제로는 임대차 거래정보를 수집하고, 금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외부기관으로부터 수집하는 과세정보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정보 처리 인프라 확충이 꼽혔다.

 

대화형 신고 기능 도입 필요성도 강조됐다.

 

연말정산 인적공제의 경우 ‘연말 현재 배우자가 있나요?’, ‘배우자의 연 급여가 500만원 이하인가요?’ 등 단계적 문답을 도입하면, 응답 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우자를 추가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납세자의 신고오류를 사전에 방지하는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납세협력비용을 대폭 감축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신고서에 입력한 필요경비가 지난해보다 크게 급증하거나, 동일지역・동일업종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경우 팝업(pop-up) 안내를 하면 납세자가 오류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홈택스 전자신고 및 세목별 신고안내문을 항목별 이용빈도 등에 따라 단순화하고, 기한준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삽입할 경우도 효과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메시지별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무작위 통제 실험을 할 경우 이러한 실험에 대한 법적 근거나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성실납세에 대한 낮은 호응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선호 현상 활용방안도 나왔다.

 

사람들은 공정성, 상호성 등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하기에 반드시 경제적 이익이 되는 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공정성 같은 주관적 신념에 따른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기 위해 금전적 이득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홍 연구위원은 ”납세자가 탈세를 가볍게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는 탈세로 인한 이득은 매우 구체적이지만 탈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의 의미가 추상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성실납세 대한 사회적 선호를 높이기 위해 영향력 있는 인물을 통한 사회적인 메시지 제시하거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납세한 사례를 스토리텔링을 거쳐 소개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홍 연구위원은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영미권 국가와 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행동과학을 활용하여 국세행정을 개선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행동과학을 활용해 효과적인 정책 방안을 수립하는 국세청 내 전담팀 운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성실납세 유도에는 상벌을 각각 주는 방식이 있는데 국내의 경우 벌에 치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 부회장은 “모범납세자 제도는 성실신고 유인효과가 미흡하고, 세금포인트 제도는 도입한지 15년이 됐지만 존재여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반면 가산세, 명단공개, 출국금지, 감치명령 등 벌은 가혹할 만큼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포인트를 법령화하고 납세담보 면제 외 다른 유인을 가져야 한다”며 “십 년 이상 성실납세자에게는 납세연금과 같은 항구적인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은 “행동과학 이론에 근거한 다른나라 사례가 국내 바로 적용될지는 검증 필요성이 있다”며 “큰 제도 변화나 법령개정 외에도 안내문을 바꾼다거나 여러가지 정보제공을 단순히 하는 것은 그리 크게 노력과 비용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상화 조세재정연구원 세법연구센터장은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행동과학 기제보다 중요성이 높겠지만, 그럼에도 행동과학이 주목받는 것은 비용이 적게 든다”며 “단순히 문구 추가 배경 색상을 바꾼다거나 특정한 행위가 가져오는 순기능 강조만으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의 납세순응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나온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