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맑음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1.1℃
  • 맑음서울 -5.8℃
  • 맑음대전 0.0℃
  • 구름많음대구 3.5℃
  • 구름많음울산 5.1℃
  • 맑음광주 2.7℃
  • 흐림부산 8.0℃
  • 맑음고창 0.5℃
  • 흐림제주 5.0℃
  • 맑음강화 -7.2℃
  • 맑음보은 -1.0℃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2.4℃
  • 구름많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6.8℃
기상청 제공

기부금 투명성 높인다더니…법령 개정안 핵심조항은 후퇴 거듭

'기부자 요청 시 상세정보 의무공개' 조항, 7일 이내→14일 이내→삭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부실회계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이나 후원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관련 법령의 개정 작업은 2년째 미뤄져 온 것으로 9일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기부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정작 정부가 기부금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뜻에서 개정한 법령안의 핵심 내용은 당초 취지에서 한참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하려다 갑자기 연기했다.

 

행안부는 예정됐던 보도계획을 취소한다고 전날 공지하면서 "조문 수정으로 (기부금품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6월에도 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하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가 급작스럽게 안건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

 

당시 행안부는 시민사회단체 등 기부금 모집 단체 측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더 거치기 위해 일정을 미뤘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에 나선 것은 2018년이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과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 등을 계기로 기부 투명성과 기부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 작업에 착수해 그해 12월 처음 입법예고를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그 이후에도 2년째 법령 개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등 기부금품 모집단체들의 반발로 핵심 규정을 계속 수정했기 때문이다.

 

쟁점이 된 부분은 기부자들이 자신의 기부금품을 받은 모집자에게 더 자세한 사용명세 공개를 요청할 때 모집자가 의무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신설 규정이다.

 

해당 규정은 기부금품 모집자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만으로는 구체적인 사용명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기부자가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출납부나 모집비용 지출 명세서 등 장부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부자의 추가 정보공개 요청을 받으면 모집자는 7일 안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도록 의무 규정을 뒀다.

 

행안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 상정하려고 했으나 당시 기부금 모집 단체 측의 반발로 일정을 한차례 미뤘다.

 

모집단체 측에서는 영세한 시민사회단체 여건상 '7일 이내 공개' 규정을 지키기 어렵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는 것은 지나치다며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행안부는 기부금 모집단체 측 의견을 수렴해 '7일 이내'를 '14일 이내'로 완화한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다시 입법예고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모집단체들이 영세한 경우가 많아 기부자 요청에 따른 정부 의무공개 조항에 대한 반발이 심해 단체 측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화한 내용에 대해서도 기부금 모집단체 측에서 반대 의견이 끊이지 않았고, '기부자 요청 시 정보 의무공개' 부분이 결국 삭제됐다.

 

대신 '기부자는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관련 장부 등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부금 투명성 강화 조항이 당초 개정 취지에서 후퇴를 거듭한 셈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4일 차관회의를 통과해 9일 국무회의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행안부는 다시 수정이 필요하다며 일정을 다시 미뤘다.

 

또 다른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자 요청 시 정보 의무공개' 부분은 시행령 위반으로 법률상의 벌칙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는 것이어서 마지막에 제외했다"며 "추가 조문 수정은 해석상의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