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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높아지는 관세장벽, 수출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조세금융신문=정재완 대문관세법인 고문, 전 한남대 교수) 관세장벽에 가로막히는 국내 수출품

 

우리 수출물품이 수입국의 높은 관세장벽에 가로막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낸 보고서 “2020년 하반기 대한(對韓) 수입규제 동향과 2021년 상반기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물품에 대한 수입국의 관세율 인상 조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3년 127건이었으나 2015년 166건, 2019년 210건, 2020년 229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조치국가도 미국이나 EU와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들도 포함되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여년 간 통상환경을 개선하고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체결해 왔고 통상외교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와 같이 관세장벽을 높이는 경우가 늘면서 수출환경이 악화일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오늘날 이러한 관세장벽은 특정국가의 특정 물품을 수출한 기업에 족집게 식 타격을 주는 것으로 운영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글로벌 무역환경의 악화라기보다 개별화된, 특정기업이 타깃화 된 환경악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고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관세장벽에 대응하려면 WTO 협정 이해해야

 

현재 우리 수출물품에 관세인상 조치를 한 국가들은 모두 WTO 회원국들이다. 이들 국가가 관세로 개별적 규제조치가 가능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의해서다. WTO 회원국은 당연히 자유무역을 기조로 하는 WTO 협정을 준수할 의무를 진다. 하지만 WTO 협정도 일정 조건하에 관세율인상을 통한 산업보호를 인정한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무역’을 이유로 한 덤핑방지관세나 상계관세 부과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수출품에 대한 관세인상 조치는 덤핑방지관세가 165건, 세이프가드인 긴급관세가 54건, 상계관세가 10건이다. 결국 수출업체가 ‘불공정무역’을 했음을 전제로 한 덤핑방지관세가 주종이었다.

 

덤핑방지관세 부과대상이 된 품목은 철강·금속제품, 화학제품, 플라스틱·고무제품, 조제식품 등 다양한데, 여기에 불공정무역 행위가 있었다는 거다. 이러한 관세장벽에 대응하려면 WTO 협정에 규정된 관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더러 WTO협정을 무시한 관세인상 조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협정 테두리 안에서 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WTO 협정에 따르면 덤핑방지관세나 세이프가드, 그리고 상계관세는 모두 수입국의 ‘심각한 산업피해 발생 또는 그러한 우려’를 원인으로 삼는다.

 

그러나 세부적인 부과요건은 크게 다르다. 세이프가드로써 과해지는 긴급관세는 심각한 산업피해 발생만을 이유로 부과할 수 있지만 덤핑방지관세와 상계관세는 반드시 ‘불공정무역행위의 존재’란 요건이 충족되어야 부과할 수 있다.

 

긴급관세는 특정국가에서 수입되는 특정한 물품에 국한해서 부과할 수 없다. 반면 덤핑방지관세와 상계관세는 ‘불공정무역행위’로 간주되는 요건이 충족되는 특정업체의 특정물품에만 부과된다. 또한 긴급관세를 부과할 때는 그러한 조치로 부정적 효과를 받는 이해당사국과 먼저 적절한 무역보상 방법에 대해 협의하도록 되어 있지만 덤핑방지관세나 상계관세는 요건이 충족된다는 점만 확인되면 해당 물품 수출국 또는 수출기업과 어떤 협의 없이 일방적인 부과가 가능하다.

 

결국 덤핑방지관세와 상계관세는 특정국가의 특정기업 제품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 물품을 수출하는 기업에만 치명적 결과를 미친다.

 

불공정무역행위란

 

그렇다면 덤핑방지관세 부과의 전제가 되는 ‘불공정무역행위’란 무엇일까? 덤핑(dumping)의 존재다. 여기서 덤핑이란 수출된 물품의 수출가격이 수출국내 동종 물품에 대한 정상적인 거래에서의 가격(정상가격)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덤핑이 있음이 확인되고 그로 인해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부과요건이 충족된다. 일단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 수출가격과 정상가격간 차이를 산출하여 이를 덤핑차액으로 보아 이 부분을 덤핑방지관세 부과의 기초로 삼는다.

 

반면 상계관세 부과요건이 되는 ‘불공정무역행위’는 수출국 정부 등이 제공하는 보조금의 존재다.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보호 육성책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WTO 협정은 정부 등의 보조금이 제공되었다 하여 모두 불공정무역행위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특정한 산업이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즉, 특정성이 있는 보조금의 지급을 받은 물품의 수출을 불공정한 무역행위로 본다.

 

특성상 상계관세나 긴급관세가 부과될 때 이에 대응해 수출국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하다. 반면 수출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덤핑방지관세의 부과에 대해서는 수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부과의 위법성을 이유로 관세 부과국을 WTO에 제소하는 정도일 뿐이다. 전반적인 대응은 해당 물품을 수출하는 기업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관세장벽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법은?

 

덤핑방지관세 등 수출품에 가해지는 수입국의 관세장벽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가능하다면 평소 경영전략의 일부에 포함되어 마련되는 것이 좋다.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해외직접투자 및 생산공정 관리, 수출가격 책정, 국제물류, FTA 활용 등을 망라해 경영전략의 일부로 마련해 적용하는 것이다.

 

사전 대비가 미흡해 수입국에서 덤핑방지관세 부과 움직임이 있을 때는 이에 신속하고 유효적절하게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위해서는 수입국 정부가 수출업체를 방문해 조사하는 것이 필수적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관세부과시의 불복방안 등도 면밀히 준비될 필요가 있다.

 

최근 10년 사이 무려 60%나 증가한 것으로, 무역확대를 지향하는 국제협정이 단기간에 이와 같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불공정무역과 그로 인한 자국 산업피해를 이유로 한 족집게식 관세장벽 강화조치는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는 물론 미국과 중국간 벌어지는 힘겨루기도 한 몫을 한다. 수출기업의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프로필] 정재완 대문관세법인 고문, 전 한남대 교수

• 기획재정부 ‘과세가격조정심의위원회’ 위원

• 관세청 ‘관세평가자문위원회’ 위원

•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위원

• 전) 조세심판원 조세심판관

• 전) 한국관세학회 회장(2021년 현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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