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4∼5%대에서 억제하는 등 올해보다 더 강력한 가계 부채 관리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최근 대출 규제를 어긴 금융사 6곳을 적발하고, 제재를 내렸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대출 규제 위반과 관련해 최근 DB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 현대카드, 한국캐피탈, 웰컴저축은행, 제이티친애저축은행에 대해 각각 제재 조치했다.
DB손해보험은 금융당국과 협의한 총량 관리 목표를 초과하고도 가계대출을 늘리다 경영 유의 제재를 받았다. 또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불어나자 지난 9월초 대출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했지만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대해 관리계획 이행 현황을 전사적으로 통제할 컨트롤 타워가 없다고 지적받았다.
현대카드는 가계 대출 관리 체계 강화를 주문받으며 경영 유의와 개선 조치를 받았다.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난 4월 초과한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된 점을 지적받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내규화 및 관련 업무 매뉴얼 등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캐피탈은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 및 대손충당금 산정 업무 미흡 등으로 경영 유의와 개선을 주문받았다. 한국캐피탈은 다중 채무자 등 고위험 대출자와 취급액이 급증한 개별 상품의 부실 위험 증가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지적됐다.
웰컴저축은행은 가계 대출 증가에 대응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미흡한 점을 지적받아 경영 유의와 개선을 요구받았다. 고객의 상환 여력 등 충분한 분석없이 수차례 승인 및 한도를 조정했고, 부동산 보유 여부에 따라 심사자 재량의 추가 우대금리 적용 과정에서 최대 적용 한도를 정하지 않았다.
푸본현대생명은 가계 대출 신규 취급 한도 설정 및 관리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적발돼 경영 유의를 부과받았다. 제이티친애저축은행은 가계신용 대출 취급액이 총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대출 고객의 신용 위험 및 상환 능력 등 신용 리스크의 적절한 평가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불가피하다"면서 "가계대출 규제를 회피하려는 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검사를 통해 부동산 투자 등에 활용된 사례가 발각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내년에도 강력한 제재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세가 빨라지면 다중채무자 등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로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가계 대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가계 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서민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배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대출 총량 관리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정책 서민금융 등의 공급 규모가 위축되지 않도록 별도 한도를 부여하고 전세 대출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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