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하며 비공개 의지를 굽히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좌우와 여야가 따로 없고, 국민을 우습게 여기며 우롱하는 한국 공직사회의 뚜렷한 단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문재인 정부에 맞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자부하는 윤석열 당선인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하등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는 주장이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16일 ‘특활비 비공개와 내로남불…좌우・여야가 따로 없다’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일성으로 청와대를 비롯한 모든 정부 부처의 특활비를 폐지, 공무원 특권을 없애 국민적 신뢰와 성원 속에 임기를 시작하기를 바란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납세자연맹은 우선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특수활동비를 비공개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분법적 사고로, ‘진영논리’ 또는 '편가르기식 사고’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이던 2017년 1월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의 특권을 내려놓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했던 점을 강조했다. 같은 해 3월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문에서 ““대통령이 선거를 통한 정당한 권력형성은 물론 권력행사과정에서도 투명한 절차와 소통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끊임없이 확보해야 하며, 부패구조를 청산해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상기시켰다.
연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박근혜 정부보다 더 나은 투명성, 더 나은 소통은 선택이 아닌 의무였다”면서 “이것을 어기는 것은 ‘거짓말, 내로남불의 극치“이며, 촛불을 든 국민의 뜻과 탄핵 결정이유를 정면 부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과 검찰총장 시절 사용했던 특수활동비 정보공개 청구에 2019년 검찰총장 재직 당시 비공개 결정, 연맹으로부터 같은 비판을 받았다.
연맹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과 법무부는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의 정보공개 판결에도 세부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항소했다”면서 “이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윤석열 차기 대통령 등 사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극명해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며 공정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윤 당선인이 법원이 자신의 검찰 재직 중 특활비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데 대해 불복해 항소한 행정부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연맹은 “윤 당선자는 자신이 밝힌 공정사회의 비전이 진실에 뿌리를 뒀다면, 자신의 재직 당시 특활비 공개 판결에 항소하지 말고 검찰총장 시절 연 수십억원의 특활비를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공개하겠다고 천명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은 전임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투명성 ▲사람보다 제도개선에 초점 맞추기 ▲국민과 소통을 실천해 성공적 민주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 대해서도“청와대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항소하고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는 점은 정말 안타깝고 노여운 일” 이라며 “항소를 하면서 항소이유에 대해서 국민 앞에 설명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업신여기고 무시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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