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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살리고 공공 버리고…‘부담금 축소’ 부자감세 시즌2

부담금, 특정 공익사업에 대한 법적 금전지급의무
부담금 완화는 공공 재원 축소…부담 국민에 전가 우려
나라살림연구소, 사업 규모가 축소 없도록 재원 확보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부담금 축소 계획이 국민 체감은 없고, 사업자나 기업들 주머니를 채우는 부자감세라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일 나라살림브리핑 382~383호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부담금 축소 정책은 기업의 재정책임을 완화하고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정비 방안이라며, 이로 인한 공공정책의 재원 부족이 국민에게 넘어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부담금은 특정 사업 관련해 사업자 및 사용자 등이 부담하는 돈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전선 유지보수 등에 사용되는 전력산업기반부담금,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사업자에게 정화비용을 일부 물리는 환경개선부담금 등이 있다.

 

정부는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며, 32개 부담금, 2조원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철저히 공공 시설, 자원 유지를 위해 만든 부담금을 없애면, 공공성이 약화되거나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지자체 재정을 쥐어짤 우려가 제기된다. 만일 공공서비스 질이 안 좋아지면 결과적으로 피해는 모든 국민이 본다.

 

게다가 기금들은 오로지 법률로 사용이 제한돼 있어 이걸 바꾸려면 국회 및 사회적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총선을 앞둔 기습 발표는 행정부의 독단으로 읽힐 우려가 있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정비 계획에 포함된 부담금 중 비중과 중요도가 큰 편인 7개 부담금을 분석한 결과 기업에 이익을 몰아주고, 공공 서비스 질을 낮출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의 경우 현재 전력기반시설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에너지 전환 사업의 주요한 재원인데 이런 돈을 줄여버리면 국제적 합의사항이자 주요 무역장벽으로 부상하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맞추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게다가 효익도 4인가족 기준 월 667원 정도라서 체감할 만한 수준도 아니다.

 

정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 과다하게 쌓이기만 하는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기금을 목적대로 제대로 쓰지 않고 쌓아두고만 있는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과다한 잔액이 부담금 경감의 사유가 되기엔 부족하다고 전했다.

 

학교용지부담금 폐지의 경우 저출산으로 있는 학교도 줄여야 하는 판이라고 정부는 주장하지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받는 곳은 신도시 등 새로 개발되어 학교를 반드시 지어야 하는 지역에 해당한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민영개발의 경우가 이번 정비 방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향후 학교 신설의 수요가 있을 경우 해당 교육청의 경제적 부담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면 폐지로 가는 것은 개발업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 보유자에게 물리는 부담금인데 농지조성 및 해외농업개발 등 국내 식량 자급률과 직결되는 돈이다. 농업진흥지역은 농지 외 용도변경이 불가능한데 정부는 비 농업진흥지역의 부과요율을 낮추겠다고 말하고 있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비 농업진흥지역 지정 자체가 농지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예외적 조항이라며, 농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개발을 쉽게 하겠다며 농지 용도 변경을 확대하도록 하는 것은 부담금 부과 원칙에 맞지 않다고 전했다.

 

개발부담금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얻은 개발 이익 일부를 공공이 회수해 지역 공공개발에 쓰는 돈인데, 정부는 수도권 50%, 비수도권 100% 감면을 주어 부동산 붐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부동산 붐이 일어나면 집값이 올라가고, 한국경제 최악의 뇌관인 가계부채 확대를 야기한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민간이 택지 개발로 얻어가는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개발 이익의 사유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방치할 수 있으며, 개발부담금을 감면해주면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환경보전부담금 경감에 대해서는 영세 자영업자 부담을 부담금 깎아서 해결하기 보다는 재정지원을 통해 오염 유발이 심한 경유차 이용을 억제 내지 전환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며 ▲폐기물처분부담금의 경우 재활용 촉진 및 책임성 측면에서 봐야 하며 ▲특정물질 제조·수입부담금은 HFC 가스 등 탄소보다 오존층을 더 망치는 화학물질 사용을 억제하고, 대기개선기술 및 국제협력 재원이라며 이를 경감하는 건 법제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정비 방안 가운데 기업들의 ‘재정 책임’을 감경시켜주는 방안이 다수 있는데 이로 인한 공공정책의 재원 부족이 국민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부담금 감면 및 폐지에 따라 개별 부담금의 재원으로 수행하던 사업의 규모가 축소되는 일이 없도록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정부 부담금 정비계획에 대해 “기업의 재정책임을 완화하고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정비 방안이고, 기후 위기를 거스르고, 지자체의 재원을 축소시키며,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정부의 입장과 다른 정비 방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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