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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진단] 정책 변화의 규모와 파급력…‘더 센 것’ 아직 오지 않았다

수요 억제, 공급 혼선, 전세 불안…시장은 정책에 다시 흔들린다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멈춰버린 거래, 들끓는 전세, 되돌아선 매수자들.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르게 들어가고 있다. 지난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이후, 시장은 단기간에 냉각됐고, 공급자와 수요자, 투자자 모두가 관망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분위기지만, 하반기 집값이 재차 상승할 경우 추가 대출 규제 강화나 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거래 제한 확대 등 후속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이러한 정책 예고만으로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의 행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 시장 멈춤…거래 실종의 실상

 

6.27 대책 발표 3주 차,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눈에 띄게 식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약 6000건 수준이었으나, 7월 들어서는 신고일 기준 3000건 이하에 머물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7월은 꼭 사야 할 사람만 움직이는 수준”이라며,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줄다리기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수세는 빠르게 위축됐고, 매도자들 또한 급매물을 거둬들였다. 특히 다주택자나 단기 투자자가 내놓은 급매물의 거래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 일부 강남권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포착되지만, 이는 현금 여력이 충분한 고자산가의 거래로 제한된다. 김 소장은 “100억, 200억원 가진 사람들의 거래는 정책과는 무관한 별개의 세계”라며, “지금의 거래 절벽은 대책의 단기 효과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거래 실종은 세입자와 집주인뿐 아니라 시행사와 시공사까지 시장 참여자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조정은 가능하겠지만, 실질적인 하락세보다는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장기 정체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 억제된 수요, 쏠리는 전세…재점화되는 전세불안

 

이번 대책은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 DSR 3단계 시행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허용 기준은 기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강화됐고, 전입 요건과 기존 주택 처분 요건도 동시에 강화됐다.

 

그 여파는 중간 가격대 실수요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북부‧서부의 6억~10억원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수요는 매수를 포기한 채 전세로 몰리고 있다. 대치동‧반포동 등 학군지에서는 수천만원 단위의 전세가 인상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성북‧노원 등 중저가 지역에서도 전세 품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대출 회피 수요뿐만 아니라, 청약을 기다리며 전세를 택한 이들이 입주 지연이나 분양 일정 불확실성으로 장기 전세를 택하는 경우도 많다. 계약갱신청구권 종료에 따른 이사 수요, 청약 실거주 요건 충족 목적의 임차 수요까지 겹치며,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가중되는 것이다.

 

특히 7~8월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이사 수요가 몰리는 시기여서, 전세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며, 2020~2021년 ‘전세대란’과 유사한 양상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 공급은 막혔고, 정책 신뢰는 흔들린다

 

정비사업을 포함한 민간 주택공급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며, 조합들은 사업계획 승인이나 설계 변경 등 주요 의사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조차 분양가 예측 불확실성과 금융 조달 리스크로 인해 사업 추진을 늦추거나, 시공사 재선정‧사업성 재검토에 착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허가 지연은 실질적 착공 시점도 늦추고, 이는 곧 실수요자에게 돌아갈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

 

수도권 외곽은 민간분양가상한제와 미분양 부담이 여전하고, 지방은 인구 감소와 수요 위축으로 인해 착공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정비사업 인허가 기준과 세제 혜택의 잦은 변화는 조합들 사이에 “기준이 또 바뀔 것”이라는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시공사 선정 연기, 사업시행인가 보류, 설계안 재조정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 중이다.

공급 공백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결국 실수요자다. 지금의 공급 위축은 2026~2028년 사이 입주 물량 절벽과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적 신뢰 회복과 정책 일관성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비사업 인허가 기준의 일관성 확보, 금융 조달 여건 개선, 조합 대상 인센티브 설계 등 제도 기반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강화, 공공과 민간의 역할 조율, 분양가 현실화 문제 해소 등 실행력 있는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

 

◇ 공공 중심 전환 신호…시장은 더 흔들린다

 

공공 중심 정책 전환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김윤덕 장관 후보자의 지명 이후, 이상경‧강희업 체제가 완성되며 국토부는 공급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후보자는 “공급의 양보다 질”을 강조하며, 지역 균형 및 주거복지 중심의 공급 전환을 예고했다. 이상경 1차관은 도심 유휴부지 개발, 지분적립형 분양, 공공기획 확대 등을 주장해온 인물로, 3기 신도시 민간비중 축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강희업 2차관은 GTX, UAM 등 교통 인프라 전문가로, 중장기 개발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공 드라이브’가 민간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소장은 “공공이 모든 걸 맡겠다고 하면 민간 시장은 불신하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LH가 3기 신도시를 직접 시공하고 공공택지 내 민간분양 비중을 줄일 경우, 공급 속도 저하와 민간 투자 위축이 동시에 우려된다. LH의 역량, 품질 관리, 입주 시기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보금자리주택, 행복주택 등 공공주도 사업 사례는 정책 설계와 현장 실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예산, 속도, 품질이라는 세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돼온 이유다.

 

결국 공급의 양과 질을 확보하려면,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교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려면 분양가 현실화, 세제 지원, 리스크 분담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LH‧SH 등 공공 시행자만으로는 수도권 및 광역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단기 규제가 아닌 구조적 균형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치 구조가 핵심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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