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한국납세자연맹은 정부가 입법 추진 중인‘외무세무조정제’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5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정부의 입법은 대법원의 판단을 무시한 행위"라며 "세무조정계산서 외부작성 강제제도를 폐지하고 필요한 사람만 세무대리인에게 세무조정을 맡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1969년부터 46년 동안 일정규모 이상의 매출액이 있는 사업자가 소득세나 법인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의 도장이 찍힌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토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신고 무신고로 분류하여 ‘무신고 가산세’를 부과 받게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20일 법령(시행령) 조항에 대해 무효판결을 내린바 있다.
무효판결을 내린 이유는 세무조정계산서는 납세자 스스로 작성할 수 있고, 납세의무자가 세무 관련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사업체 내부에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전문가에게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을 맡길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행 ‘강제외부세무조정제도’는 납세의무자 스스로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므로 납세자의 재산권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대한 내용을 시행령에서 규정한 것은 모법의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납세자연맹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는 이 같이 중대한 내용을 시행령에서 법률에 이동만 시킨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분명히 “막대한 납세협력비용을 유발하는 중대 사항이므로 사전에 관련 당사자들의 비판과 참여가능성이 보장된 공개적 토론과정을 통해 상충하는 이익 간의 공정한 조정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형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한편, 기재부는 기존 세무사뿐 아니라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도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작성 주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세법을 개정하여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기재부는 행정절차법상 ‘40일 이상’이어야 할 입법예고기간을 주말 포함 단 4일로 축소해 사실상 납세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