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3℃
  • 맑음강릉 10.2℃
  • 연무서울 7.3℃
  • 맑음대전 10.9℃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3.8℃
  • 연무광주 11.5℃
  • 맑음부산 13.5℃
  • 구름많음고창 8.2℃
  • 구름많음제주 12.0℃
  • 맑음강화 3.9℃
  • 맑음보은 10.5℃
  • 맑음금산 10.2℃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12.9℃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시론] 보유세 강화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화’의 허상

(조세금융신문=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 전 한국세무학회장) 최근 정부는 “고가의 집을 보유하는 데 부담이 크면 집을 팔 것이고, 유동성이 생길 것”이라며 “재산세를 1% 메긴다고 치면, (집값이) 50억이면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라며,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마다 보유세를 강화하는 세금대책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주택의 소유자들이 높은 보유세로 인하여 매물을 내놓아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논리를 무시한 ‘세금 만능주의’의 한계이며, 경제 현실을 너무 단순화하고, 지나친 정치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시장경제체제의 국가에서는 주택가격의 안정화 대책은 주택공급이 우선이고, 그 다음으로 규제와 세제를 보조수단으로 거론될 수 있다. 주택공급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주택가격 안정화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단기간 세금정책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택가격은 주택공급 이외에 금융, 인구 구조, 심지어 사회적 불안 심리까지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똘똘한 한 채 중심의 주택정책으로 인하여, 1세대 1주택자가 많아졌고, 그들은 보유세를 올린다고 쉽게 주택을 팔고 이사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보유세를 올려 주택가격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보유세의 강화는 1주택자에게도 많은 세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문제도 있다. 헌법 제23조는 재산권을 보장하며, 공공복리를 이유로 제한할 경우에도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보유세는 보상이 없는 사실상의 재산권 침해다. 이런 과도한 보유세는 헌법 제14조가 명시한 거주이전의 자유도 무색하게 한다. 보유세를 감당하지 못해 ‘이사’를 강요당한다면, 조세정의가 아닌 조세폭거에 가깝다.

 

OECD 주요국 중 우리나라처럼 ‘재산세+종합부동산세’라는 ‘이중과세형 보유세제’의 체계를 운영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고가 자산에 대한 누진세 개념은 있어도, 중앙정부가 별도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종합부동산세는 부유세도 아니면서 실질적으로는 ‘징벌적 보유세’로 평가되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의 목적이 아니라 세수 확보의 목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주택매입시의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1% 세율로 재산세를 부과한다. 그러나 과세표준은 연 2% 이내에서만 조정할 수 있도록 제한됨으로써 주택가격이 크게 올라도 사실상 재산세의 부담은 거의 늘지 않는다.

 

특히 고령자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가격과 동일한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기존 주택에서 냈던 재산세를 내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즉, 주택매입시 결정된 재산세는 수십년이 지나도 거의 상승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년마다 시가를 새로이 평가하여 과세하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오르면 보유세도 크게 상승하는 구조여서, 소득이 없는 고령자일수록 고통이 크다.

 

보유세 인상은 단기적으로 주택소유자에게 ‘심리적 위축’을 불러와 일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주택시장은 왜곡되고, 국민의 불신을 낳게 한다. 이미 과거 정부 때에도 세금을 통한 부동산안정화는 실패한 바 있다.

 

주택가격 안정화는 보유세의 정책수단을 하기보다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주택공급대책으로 해야 한다. 이후에 금융정책, 세제 등이 보조적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으로 부동산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버리고,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주택공급의 정책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프로필] 홍 기 용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명예교수
•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회장역임)
• 한국감사인연합회 명예회장(회장역임)
• 한국복지경영학회 명예회장(회장역임)
• 한국세무학회 고문(회장역임)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